[천자칼럼] 증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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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원순 논설위원 huhws@hankyung.com
![[천자칼럼] 증거물](https://img.hankyung.com/photo/201507/AA.10311849.1.jpg)
또 하나는 증거에 의한 재판이다. 어떤 재판이든 증거에 따라 유·무죄가 결정된다. “네 죄를 네가 알렸다!” “이실직고할 때까지 매우 쳐라!”는 재판은 금지다. 그 어떤 솔로몬일지라도 심증만으로는 유·무죄의 책임을 가릴 수 없는 게 현대의 민주 법정이다. 많은 판사가 유죄의 개연성을 인정하면서도 종종 무죄를 선고해야 하는 것도 ‘증거 불충분’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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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서울중앙지법이 무차별적인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집행에 제동을 걸었다. PC 외장하드 USB 등을 통째로 들고가지 못하게 하고 유죄의혹이 있는 문서나 대상물로 압수를 제한한 것이다. 가령 세일즈맨이 여성들 치마 속을 몰래 찍다가 잡혀도 휴대폰에 담긴 영업용 전화번호부는 즉각 돌려줘야 한다는 식이다.
‘컴퓨터 한 대에 수십만개의 파일이 들어 있는데 일일이 다 영장을 받으란 말이냐’는 검찰의 볼멘소리도 들리지만 법원의 방향이 맞다고 본다. 기업 수사라도 벌어지면 기획실 등 주요부서의 서류를 다 들고가 회사 경영이 마비될 정도니 무소불위 압수수색의 폐단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더구나 한번 압수된 물품은 되돌려받기조차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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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원순 논설위원 huh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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