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증시 불안, 원자재 시장으로 전이…유가·금값 출렁
중국 증시의 불안이 글로벌 주식 시장을 넘어 원자재 시장까지 흔들고 있다.

증시 폭락으로 중국의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유가는 급락한 반면, 안전 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가 강해지며 금값은 반등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가 상승세로 돌아설 만한 신호가 없다며 당분간 원자재 시장 변동성도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오는 9월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원자재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27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56% 하락한 배럴당 47.39달러로 지난 3월 20일 이후 4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북해산 브렌트유도 2.11% 하락한 배럴당 53.47달러로 1월 30일 이후 6개월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유가 하락은 전날 중국 증시가 폭락하면서 세계 제2의 원유 소비국인 중국에서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전날 상하이종합지수는 8.48% 하락한 3725.56으로 마감해 하루 낙폭으로는 8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 21일 4000선을 회복한 지수는 닷새 만에 다시 3700선까지 떨어졌다.

장중 나온 중국 경제지표가 부진하자 투자 심리가 급격히 냉각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6월 제조업 기업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전달 기록한 0.6% 증가에서 한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 24일 발표된 중국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도 48.2로 15개월 만에 최저 수준까지 내려갔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도 4.09% 밀린 3573.14로 출발해 오후 1시46분 현재 3688.48을 기록 중이다.

손재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중국 증시의 불안이 원유 시장으로까지 전이되는 모습"이라며 "이에 따라 유가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아원 이베스트증권 연구원도 "중국 증시 폭락에 상품 시장의 변동성도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구리 선물도 달러화 약세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수요 둔화 우려가 커지며 1% 넘게 하락했다.

연일 추락하던 금값은 유가와 반대 흐름을 보였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물 금값은 1% 반등한 온스당 1096.40달러에 거래됐다.

금값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4% 넘게 떨어지며 5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주저앉았다가 중국 증시의 하락으로 안전 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가 강해지자 반등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중국 증시가 시장 신뢰를 잃은 상황이어서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이에 따라 원자재 시장도 당분간 출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현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증시 방어를 위한 인위적 시장 간섭에 나서면서 중국 주식 시장의 효율성에 대한 의문이 들고 있다"며 "기술적 저점은 확보했지만 상승 신호가 없다는 점에서 중국에 대해 '중립' 견해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천원창 신영증권 연구원은 "중국 증시가 추락 하락할 경우 유가와 금 등 원자재 시장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며 "특히 유가와 금은 하락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금값의 경우 소폭 반등하긴 했지만, 안전 자산 선호 심리가 달러화 강세를 부추길 수 있어 금값 역시 하락 쪽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그는 전망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