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학-연구소 간 교류 활성화…中企 R&D 역량 강화 효과도
한국산업단지공단의 ‘산업단지 클러스터 사업’은 중소기업의 양적·질적 성장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산단공의 클러스터 사업은 ‘혁신 클러스터’ 육성을 목표로 한다. 기업 외에도 대학, 연구기관, 법률·회계·금융 등 지원기관이 한데 모여 교류하면서 ‘혁신의 허브’ 역할을 하는 것이다.

산단공은 지난해 네트워크 활동 7000여건(연구개발 177건, 시제품 231건, 마케팅 102건, 기관 연계 1367건 등)을 진행했다. 연구개발(R&D) 성과지표인 국비 10억원당 특허출원(2.3건)과 등록(1.3건) 수치는 다른 국가 R&D사업과 비교했을 때 1.2~2배가량 높다고 산단공은 설명했다.

산단공 클러스터 사업은 독일을 본보기로 삼았다. 독일은 동·서독 통일 후 10년간 연평균 1.3% 성장에 그쳤다. 옛 동독 작센주의 주도인 드레스덴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반전이 일어났다. 1990년대 1인당 국내총생산(GDP) 1만달러 수준에 그쳤던 이곳은 2012년 6만달러를 넘어서는 유럽 최대의 반도체 타운으로 변신했다. 비결은 클러스터였다. 독일 최대 기술대학인 드레스덴공대를 비롯한 10개 대학과 기초 및 응용 연구 분야 21개 연구소, 지멘스·폭스바겐 등 글로벌 대기업이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국가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한 것.

한국은 2004년부터 산업단지 클러스터사업을 추진했다. 가발과 섬유 및 봉제산업을 통해 1960~1970년대 수출 주역으로 명성을 떨친 서울 구로공단은 ‘G밸리’라는 정보기술(IT)클러스터로 변신했다.

경북 구미 전기전자클러스터, 경남 창원 기계클러스터, 광주 광산업클러스터, 강원 원주 의료기기클러스터 등 산업단지별로 특화된 클러스터가 속속 형성됐다. 현재 70여개 협의체가 구축돼 있고, 기업 대학 연구소 등 관련 종사자는 7500여명에 이른다.

뚜렷한 성과도 내고 있다. 2010~2013년 클러스터를 통해 R&D 지원을 받은 중소기업의 연평균 매출 증가율은 약 10%로 일반 중소기업 매출 증가율 5%의 2배에 이른다. 같은 기간 클러스터 참여 업체의 연평균 수출 증가율도 6.7%로 일반 업체(4.6%)보다 높았다.

강남훈 산단공 이사장은 “산업단지는 지식과 정보, 창조와 혁신이 선순환하는 혁신 공간으로 변화 중”이라며 “웹·모바일 기반의 아이디어 스토리지 플랫폼을 구축해 클러스터 외부에 있는 기업도 아이디어와 각종 정보를 공유해 입주기업들의 국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동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