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짱! 코스닥, 돌발 악재에 허약했던 체력서 변신…780 터치
올 들어 강한 상승 탄력을 보이고 있는 코스닥지수가 조정장에서도 강한 맷집을 자랑하고 있다. 돌발 악재나 외부 변수에 따라 크게 출렁이는 등 변동성이 컸던 과거와 확연하게 달라진 모습이다. 코스닥 상장사들의 실적 개선과 기관투자가의 매수세, 바이오와 핀테크(금융+기술)주의 활약 등이 잘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강해진 코스닥

17일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17포인트(0.15%) 떨어진 773.23에 장을 마쳤다. 6거래일 만에 상승세가 꺾이며 약보합으로 마감했지만 장중 한때 780.27까지 올라 2007년 11월 이후 7년8개월 만에 780선을 뚫기도 했다. 전날 연중 최고치(774.40)를 경신한 후 숨고르기에 들어갔지만 하락폭은 크지 않았다.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와 중국 증시 급락 등 대외 변수 탓에 코스피지수가 이달 들어 2000대 초반까지 밀려났던 조정장에서도 코스닥은 상대적으로 선전했다. 올해 주가 수익률도 코스닥이 코스피를 앞선다. 올해 코스닥지수 상승률은 42.41%로 코스피의 8.41%를 크게 웃돈다.
몸짱! 코스닥, 돌발 악재에 허약했던 체력서 변신…780 터치
이현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은 하락장에서도 720선을 지키면서 코스피와 다른 모습을 보였다”며 “대외 악재에 민감하고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 비중이 큰 코스피에 비해 코스닥시장의 상승 추세가 더 견고하다”고 말했다.

◆실적, 수급, 기술의 힘

전문가들이 올해 코스닥 상승세를 거품이 아니라고 보는 가장 큰 근거는 상장사들의 실적 개선에 있다. KDB대우증권은 올해 코스닥 상장사들의 전체 매출이 178조원, 영업이익은 9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매출은 지난해(154조원)보다 16%, 영업이익(작년 7조4000억원)은 26% 늘어난 규모다. 2013년 5%대에서 지난해 4.8%까지 떨어졌던 영업이익률도 올해 5.2%, 내년엔 5.9%로 높아질 전망이다.

송홍익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저성장 기조와 엔화 약세 등으로 자동차 철강 조선 등 전통적인 주력 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어 코스피지수를 밀어올릴 만한 재료가 부족하다”며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대비 주가 수준) 금리 배당수익률 등을 살펴볼 때 코스닥의 상승세는 거품이 아니다”고 진단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올 들어 코스닥에서 꾸준히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기관이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기관은 올해 코스닥에서 1조80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코스닥이 코스피보다 양호한 수익률을 내고 있는 데다 코스닥 상장사들의 재무상태도 개선돼 연기금, 보험 등의 장기투자 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바이오, 핀테크 등과 관련한 신기술도 코스닥의 상승 동력 중 하나다. 바이로메드, 아미코젠, 아이티센 등 바이오, 정보기술(IT) 종목이 포함된 코스닥 기술성장기업부 지수는 올초 2752.24에서 이날 6339.31로 130.33% 뛰었다. 코스닥 내에서도 기술력을 갖춘 성장기업으로 돈이 몰린 것이다. 이은택 SK증권 연구원은 “미국 나스닥시장은 바이오주를 비롯한 기술주를 기반으로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상승했다”며 “코스닥의 기술주 상승세는 앞으로 2~3년 더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