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외국인과 기관의 매물 폭탄에 2,070선까지 후퇴한 17일 오후 서울 중구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가 외국인과 기관의 매물 폭탄에 2,070선까지 후퇴한 17일 오후 서울 중구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지수가 지난 2분기 기업실적 우려가 고조되면서 사흘 만에 하락했다. 주총에서 합병안 승인을 성공시킨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분쟁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급락했다.

17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1.10포인트(0.53%) 내린 2076.79로 거래를 마쳤다. 간밤 미국 증시는 그리스 의회의 구제금융 법안 승인, 고용지표 호조, 기업들의 양호한 2분기 실적 등에 상승했다. 이날 코스피도 2100선을 회복하며 출발했으나,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에 약세로 돌아섰다.

서명찬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외 환경에 큰 변화가 없기 때문에 이날 약세는 최근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과 대우조선해양 사태에서 불거진 2분기 실적 우려 때문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2분기 2조~3조원 규모의 적자가 우려되고 있는데, 이는 2분기 유가증권시장 전체 순이익 전망치 23조원의 10% 수준에 달한다는 것이다. 최근 나타나고 있는 기업실적 추정치의 하향조정을 감안하면, 대우조선해양의 손실 금액에 따라 유가증권시장 전체 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감소세로 전환될 수도 있다.

서 연구원은 "최근까지 전년동기 대비 15% 이상의 증가가 예상됐던 것을 생각하면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770억원과 2891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3539억원의 매수 우위였다. 프로그램은 차익과 비차익이 모두 순매도로 821억원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의료정밀 비금속광물 전기전자 등의 업종이 올랐고, 섬유의복 운수창고 운송장비 등은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등락이 엇갈렸다. 삼성전자 한국전력 SK하이닉스 등이 상승했고, 현대차 제일모직 삼성에스디에스 등은 약세였다.

2분기 실적 우려가 커지면서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주가 2~12% 급락했다. 이날 주총에서 합병안을 통과시킨 삼성물산과 제일모직도 각각 10%와 7% 하락했다. 분쟁 지속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삼화페인트 조광페인트 노루페인트 등 페인트주는 이란 핵협상 타결의 수혜주로 부각되며 3~8% 올랐다.

코스닥지수는 엿새 만에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1.17포인트(0.15%) 하락한 773.23으로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550억원과 25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은 857억원의 매수 우위였다.

CJ E&M은 웹툰 산업 성장의 수혜가 기대된다는 분석에 5% 급등했다.

원·달러 환율은 닷새 만에 하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70원 내린 1147.50원을 기록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