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코스피지수의 향방은 삼성그룹주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9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각각 주주총회를 열고 합병안에 대한 표결에 들어간다. 합병안 통과를 낙관하는 시각들이 많지만, 입장을 밝히지 않은 외국인과 개인 투자자들의 보유 지분을 감안하면 결국 표를 꺼내봐야 한다.

합병안 통과 여부에 따라 삼성그룹주의 움직임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삼성물산에 이목이 집중돼 있는 상황이다.

전날 삼성그룹주는 합병 성사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삼성전자(3.81%) 제일모직(5.72%) 삼성에스디에스(9.35%) 삼성물산(3.43%) 등이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삼성전자(시가총액 1위) 제일모직(5위) 삼성에스디에스(7위) 삼성생명(8위) 삼성화재(19위) 삼성물산(22위) 등 삼성그룹주는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에 포진해 있어, 코스피지수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

증시 전문가들은 만약 합병안이 부결된다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등의 주가가 급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합병에 대한 기대로 주가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대외 상황은 우호적이다. 간밤 미국 증시는 그리스 의회의 구제금융 법안 승인, 고용지표 호조, 기업들의 양호한 2분기 실적 등에 상승했다. 나스닥지수는 넷플릭스 이베이 마이크론 등 기술주의 급등에 사상 최고치 경신했다. 유럽 증시도 그리스 호재가 이어지면서 7거래일 연속 올랐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중앙은행(ECB)의 그리스에 대한 긴급유동성지원(ELA) 한도 상향과 미국 주간 고용지표 호조 등이 이날 국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어 국내 관련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