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은 750선 돌파…사흘 연속 강세

코스피가 14일 4거래일만에 하락했다.

중국 증시 급등락과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그렉시트) 등 대외 불확실성은 완화됐지만 2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시장에 자리 잡은 관망 심리가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날 장 후반 중국 기업의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인수 제안 소식이 전해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급락, 지수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29포인트(0.11%) 내린 2,059.23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전날 그리스와 유럽 채권단 간 구제금융 협상 개시가 합의된데 힘입어 8.92포인트(0.43%) 오른 2,070.44에 장을 출발했다.

하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에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2,050선까지 밀리는 등 2,060선 안팎에서 등락을 반복하다 결국 하락세로 마감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그리스와 중국 위험이 완화됐지만 2분기 실적 변수와 미국 금리 인상 이슈가 남아있다 보니 연기금을 중심으로 고평가된 종목 등에 대한 비중 축소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중국의 반도체 대기업인 쯔광그룹(紫光集團)이 미국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를 상대로 공개 인수 제안을 했다는 소식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마이크론은 삼성전자, 하이닉스에 이어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 3위의 기업으로, 중국 기업이 이를 인수해 공격적으로 규모를 키우면 시장 경쟁이 한층 더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확정된 건은 아니지만 중국이 비메모리뿐 아니라 메모리 시장까지 진출하면 한국의 반도체 산업이 힘들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보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급락했다"며 "오늘 지수 하락 기여도 측면에서 제일 컸다"고 말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63억원과 1천185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은 홀로 1천660억원어치를 사들였으나 지수 하락을 막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프로그램매매는 차익거래와 비차익거래 모두 매도 우위를 나타내며 전체적으로 1천65억원 순매도를 보였다.

업종별 등락은 엇갈렸다.

비금속광물(3.09%), 의약품(2.97%), 유통업(2.36%), 의료정밀(2.14%), 전기가스업(2.09%), 음식료품(2.07%) 등은 상승했다.

반면 전기·전자(-3.25%), 섬유·의복(-1.24%), 통신업(-1.21%), 증권(-1.10%) 등은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주도 혼조세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쯔광그룹의 마이크론 인수 소식에 각각 3.24%, 6.66% 급락한 것을 비롯해 제일모직(-1.37%), SK텔레콤(-1.36%) 등이 하락했다.

반면 한국전력(2.08%)과 아모레퍼시픽(0.50%)은 상승했다.

코스닥은 750선을 가뿐히 뛰어넘으며 3거래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코스닥지수는 7.66포인트(1.02%) 오른 757.12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8.26포인트(1.10%) 오른 757.72에 출발해 강보합세를 유지했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는 기관이 5거래일째 '사자' 기조를 유지하며 382억원 어치를 순매수해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21억원과 201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코넥스시장에서는 59개 종목의 거래가 체결됐고, 거래대금은 22억8천만원 수준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2.0원 오른 1,142.6원으로 마감했다.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hanaj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