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한시적으로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의 주차 사전예약제를 해제하고 주차요금도 주변 시세와 같게 낮추기로 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여파로 방문객이 준 데 따라 입점 상인들의 영업난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다.

서울시는 29일 송파구청, 송파경찰서, 롯데물산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2롯데월드 교통대책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현재 제2롯데월드는 방문 전에 전화나 인터넷으로 예약한 사람만 주차가 가능하다. 요금은 10분당 1000원으로 주변 송파구 공영주차장, 코엑스 등의 10분당 800원보다 비싸다. 주차 후 3시간이 지나면 10분당 1500원으로 요금이 50% 비싸진다. 그러나 다음달 1일부터는 사전 예약 없이 주차할 수 있고 요금도 인근 시세 수준으로 조정된다. 할증요금제도 없애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 조치에 따른 제2롯데월드의 영업 개선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규제 강도가 가장 높은 주차요금 전면 유료제는 그대로 뒀기 때문이다. 주차요금 전면 유료제는 구매금액이 일정 규모를 넘거나 영화관 등 시설물을 이용해도 주차요금을 할인해주지 않는 제도다. 서울시가 제2롯데월드 개장으로 인한 교통 혼잡을 우려해 잠실역 일대를 ‘교통혼잡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한 데 따른 것이다. 이 구역으로 지정되면 주차장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 제2롯데월드 입점업체의 한 관계자는 “세 시간 동안 밥을 먹고 영화를 보면서 4만원가량 쓴다고 했을 때 주차비를 별도로 1만5000원 가까이 내야 한다면 이를 받아들이겠느냐”고 반문했다.

제2롯데월드 주차장이 텅텅 비어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동시 주차 대수가 2756대이지만, 이달 1~28일 하루 평균 주차장 이용 차량은 400여대에 불과하다. 이수진 서울시 교통혁신팀 팀장은 “사전예약제 재시행 여부는 메르스 사태가 어느 정도 정리된 뒤 재검토하겠지만 유료화 완화 여부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