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사의 휴대폰 음성통화 요금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저렴한 편에 속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투자은행인 메릴린치가 최근 발표한 ‘글로벌 와이어리스 매트릭스’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기준으로 국내 통신사의 분당 평균 음성 매출(RPM)은 0.028달러로 OECD 가입 22개국 중 다섯 번째로 낮았다. 조사 대상 22개국의 RPM은 0.064달러였다. RPM은 가입자당 음성 매출(ARPU)을 가입자당 음성 통화량(MOU)으로 나눈 값으로, 각국 통신요금을 비교하는 대표적 잣대다.

한국보다 RPM이 낮은 OECD 국가는 포르투갈(0.023달러) 멕시코(0.023달러) 이스라엘(0.024달러) 터키(0.026달러) 등 4개국에 그쳤다. RPM이 가장 높은 나라는 노르웨이와 네덜란드로 각각 0.156달러였다. 오스트리아도 0.105달러로 한국의 3.5배를 웃돌았다.

국내 이동통신사의 RPM은 매년 하락세를 보였다. 2012년 0.099달러에서 2013년 0.045달러 등으로 해마다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달 유무선 음성통화를 무제한 제공하는 ‘데이터 요금제’ 출시로 RPM은 더 큰 폭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국내 통신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휴대폰 요금이 저렴하다는 사실이 입증됐다”며 “국내 이통사가 음성과 문자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데이터 요금제 등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어 RPM 하락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통신업계 1위인 SK텔레콤의 이익률도 다른 나라 1위 업체에 비해 뒤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를 차감하기 전 영업이익인 EBITDA를 매출로 나눈 이익률은 SK텔레콤이 32.7%로 국가별 1위 통신업체 25개 가운데 23위로 최하위 수준이었다. 미국 버라이즌(48.5%), 일본 NTT(43.2%) 등 주요 통신사 대다수는 40%를 웃돌았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