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서 낙선한 여야 중진들 "내년 총선서 재기…" 출마 잰걸음
지난해 6·4 지방선거에서 낙선한 여야 중진들이 내년 4월 20대 총선을 재기의 발판으로 삼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 중에는 잠재적 대권 주자로 꼽히는 인물들도 있어 이들의 재기 여부는 차기 대선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정치권에서 나온다.

여권에서는 정몽준 전 새누리당 대표가 총선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정 전 대표는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에서 낙선한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으나 최근 서울 종로구 평창동으로 주소를 옮기고 지역 조기축구 모임에도 자주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종로를 노리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고 차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에 도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해 충남지사 선거에서 패배한 정진석 전 국회 사무총장은 최근 새누리당 충남 공주 당협위원장 공모에 지원하면서 총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공주는 선거구별 인구 편차를 줄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부여·청양과 통합될 가능성이 있는 지역이다. 지역구가 통합될 경우 정 전 사무총장은 부여·청양지역 국회의원인 이완구 전 총리와 당내 경쟁을 벌일 수도 있다.

산업자원부 장관과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윤진식 전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해 충북지사 선거에서 고배를 마셨다. 내년 총선에서 충주지역 출마와 차기 충북지사 재도전을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대전시장 선거에서 낙선한 박성효 전 새누리당 의원은 대전 유성구 출마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박 전 의원은 권선택 대전시장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아 형이 확정될 경우 대전시장에 재도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야권 원외 거물들도 총선 준비에 들어갔다. 김진표 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해 경기지사 선거에서 떨어진 뒤 지역구인 수원 영통지역의 분구 가능성에 대비해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부산시장에 도전했다가 낙선한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해운대 지역에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다.

지난해 인천시장 선거 패배 후 중국 칭화대에서 유학 중인 송영길 전 인천시장은 7월께 귀국해 자신의 전 지역구인 인천 계양지역에서 출마 의사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김부겸 전 민주통합당(현 새정치연합) 의원은 최근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도전장을 내민 대구 수성에서 다시 출마할 예정이다. 김 전 의원은 2012년 이 지역 총선에서 낙선했고 지난해엔 대구시장 선거에 나섰다가 고배를 마셨다.

이용섭 전 새정치연합 의원은 지난 3월 중국 사회과학원 초빙연구원 생활을 마치고 돌아와 광주 광산을 지역에 베이스캠프를 차렸다. 이 전 의원은 지난해 광주시장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강운태 전 광주시장과 단일화에 합의, 후보를 사퇴했다.

유승호/은정진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