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을 짓고 있는 김모씨는 설계 당시 교통영향심의를 마친 주차장 진입로를 다시 바꾸라고 소속 지방자치단체가 요구해 고민에 빠졌다. 앞으로 건축심의 때 지자체는 이처럼 법령 이상의 기준을 자의적으로 적용하거나 과다한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없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건축위원회 심의기준’을 1일부터 시행한다. 이번 심의기준은 국토부가 지난해 9월 마련한 ‘건축심의 가이드라인’과 달리 지자체가 반드시 지켜야 하는 의무규정이다.

심의기준에 따르면 지자체는 명시된 대상만 건축심의를 할 수 있다. 부설주차장 법정 대수 120% 이상 확보, 다락 설치 제한 등 관행적으로 해 왔던 요구는 할 수 없게 된다. 이전에 타 심의(교통·도시계획)에서 검토된 사항은 중복해 심의할 수 없다. 또 재심의 의결은 설계 오류 등이 명백한 경우 등에만 할 수 있도록 한정되며 참석 위원 과반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하도록 했다.

기초 지자체별로 개별 운영하던 250여개 심의기준은 광역지자체 기준으로 17개로 통합한다. 심의 때 내야 하는 제출 자료(배치·평면도 등)는 평균 15개에서 6개로 줄인다. 보통 1개월 이상 걸리는 심의기간도 절반(15일 이내)으로 줄이기로 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