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드라마 인 LA'…美 방송·영화관계자로 성황

한국 드라마가 중남미에 이어 미국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서 또 다른 한류(韓流)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미국사무소가 13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하얏트 리젠시 센추리플라자 호텔에서 연 'K-드라마 인 LA'에서는 '한드'(한국 드라마)를 구입하기 위해 미국 메이저 방송 관계자 100여 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이 행사는 북미 최대 드라마 시장인 'LA 스크리닝 2015' 기간에 한국 드라마 공개 상영회를 통해 미주 시장에 드라마 수출 마케팅을 하기 위해 기획된 것이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K-드라마 인 LA'에서는 미국 지상파 방송사인 ABC·NBC, 할리우드 영화제작·배급사인 소니 프로듀서들이 대거 참석했다.

특히 한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미드 '프리즌 브레이크' 시리즈의 책임 프로듀서인 마티 아델스타인은 개인 일정상 참석하지 못했지만, 한국 드라마의 리메이크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디어 산업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와 CAA 등 할리우드 에이전시 관계자들, 브라질·아르헨티나·멕시코·칠레·콜롬비아 등에서 온 중남미 바이어들도 참가했다.

웬디 벡스터 소니픽처스 TV부문 부사장은 "한국 드라마는 잔잔한 재미가 있으며, 연기자들이 매우 매력적이고 감독과 작가들의 능력이 출중해 큰 감명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날 본행사에서는 KBS·MBC·SBS를 비롯해 JTBC·CJ E&M 등 주요 방송사들이 출품한 '프로듀사', '앵그리맘', '펀치', '미생' 등 드라마 14편의 공개 시사회와 작품 설명이 이어졌다.

실제로 지난해 'K-드라마 인 LA'를 통해 tvN의 '갑동이'와 JTBC의 '무정도시'가 리메이크 계약을 맺었고, '나쁜 녀석들', '응답하라 1997'은 미국 드라마로 추진되고 있는 등 성과가 적지 않았다.

이 같은 한드 구입 열기는 북미와 중남미에서 시청자 수가 꾸준히 늘고 있는 데서 기인한다.

대표적인 한국 드라마 스트리밍 사이트인 '드라마피버'의 경우 매달 2천400만 명, '비키'는 4천만 명이 접속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 드라마피버와 비키 등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자는 한 달 평균 2천만 명이 넘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일중 콘텐츠진흥원 미국사무소장은 "미국과 중남미에서 한국 드라마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행사를 통해 방영권과 리메이크 거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962년부터 시작된 'LA 스크리닝'은 그동안 한국 방송사들이 미국 드라마를 구매하러 오던 곳이지만 지난해부터는 거꾸로 한국 드라마를 팔기 위해 참가하고 있다.

LA 스크리닝에는 해마다 유니버설·워너브러더스·디즈니·20세기 폭스·파라마운트 등 대형 할리우드 스튜디오가 새로 선보이는 드라마를 사려고 중남미, 유럽, 아시아 등에서 1천500여 명의 방송 관계자들이 몰린다.

한국 방송사들도 지난 50여 년 동안 'LA 스크리닝'에서 미국 드라마를 사들여 한국에서 방영해왔다.

콘텐츠진흥원 미국사무소는 오는 15일까지 한국 드라마 판촉 활동을 벌인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종우 특파원 jo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