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정책의 방향이 완화에서 긴축으로 전환될 때 금융시장이 겪는 충격, 즉 '긴축 발작'(taper tantrum)이 다시 올 수 있다고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예상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1987년부터 2006년까지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을 이끌었다.

그는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글로벌 사모투자 콘퍼런스'에서 "긴축 발작을 겪었음을 기억해야 한다"며 "그런 일은 다시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2013년 그린스펀 전 의장의 후임인 벤 버냉키 전 의장이 2013년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거론한 일을 계기로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는 신흥국가 통화가치와 주가가 동반 하락하는 충격이 발생했고, 이는 '긴축 발작'이라고 불렸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통화정책) 정상화는 훌륭한 일이지만, 그렇게 되기까지의 과정은 험난할 것"이라며 "극복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통화정책 정상화는 2008년 12월 이후 0∼0.25%로 유지되고 있는 기준금리의 인상을 의미한다.

이어 그린스펀 전 의장은 금리를 올릴 때 채권시장을 어느 정도 불안하게 만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연준이나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이 부채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연준은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양적완화를 세 번에 걸쳐 실시하면서 4조 달러(약 4천400조 원) 이상의 돈을 시중에 풀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지난 3월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주최 토론회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이 현재 시행 중인 비상 통화정책의 일부 정상화를 올해 하반기에 시작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며 올해 안에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될 것임을 시사했다.

현재 금융시장에서는 금리인상 시작 시점으로 오는 9월을 가장 많이 꼽고 있다.

FOMC는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기구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세진 특파원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