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장관은 23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경영자총협회 경총포럼 강연자로 나서 “기본적으로 (주택) 공급을 늘리는 정책을 취해야 한다는 게 정부의 생각”이라며 “(전·월세난 완화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공공임대주택이나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을 늘리는 방향으로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야당 등이 도입을 주장하는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계약갱신청구권은 전·월세 계약이 끝난 뒤 세입자가 원하면 의무적으로 1회 재계약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이 경우 현행 임대차 보호기간이 2년에서 사실상 4년으로 늘어난다. 여기에 전·월세 상한제를 같이 도입하면 재계약 때 전셋값 인상폭이 상한선 이하로 제한된다.
유 장관은 “전·월세 계약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1990년 시행된 결과 넉 달 동안 전·월세 가격이 20%가량 급등했다”며 “당시 계약기간이 길어지니 일단 전·월세금을 올릴 만큼 올려놓자는 생각에 전셋값이 폭등한 것이고 그런 부작용이 우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유 장관은 또 기업의 사업 여건 개선을 위해 불필요한 규제는 폐지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토부가 건축 인허가를 담당하다 보니 규제 부처로 인식된다”며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는 데 노력하겠다”고 했다. 유 장관은 그린벨트 해제 논란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그는 “하남시의 경우 그린벨트로 묶여있지만 그곳은 녹지가 아니라 폐콘테이너만 쌓여있다”며 “이처럼 녹지의 기능을 상실하고 서울이 확장되는 것만 막는 곳도 있다. 이에 대한 활용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