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마이크론·엘피다 연합군 물리쳐…안정적 2위

지난해 반도체 D램 세계 시장에서 한국 업체들이 역대 최고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부동의 1위 삼성전자가 40%를 돌파했고, SK하이닉스는 합병으로 몸집을 키운 마이크론(미국)과 엘피다(일본)의 점유율 합계를 뛰어넘어 '안정적 2위'로 올라섰다.

9일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2014년(연간 기준) D램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 40.4%, SK하이닉스 27.4%, 마이크론(엘피다 포함) 24.6% 순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점유율 합계는 67.7%로 70%에 육박한다.

이는 D램 시장에 과점 체제가 형성돼 본격적으로 점유율 집계를 하기 시작한 2001년 이후 한국 업체들의 점유율 합계로는 역대 최고치다.

종전 최고치는 2012년의 65.5%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점유율 합계는 분기별로 따졌을 때는 지난해 4분기(D램익체인지 기준)에 70.4%로 이미 70%를 돌파했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아직 70%에 도달한 적이 없다.

2001∼2008년에는 42∼49%대로 50%에도 미달했고, 2009년부터 50%를 넘었지만 2011∼2013년 최근 3년간은 60%대 초·중반에 머물렀다.

지난해 점유율이 높아진 데는 삼성전자가 전년 대비 점유율을 4.2%포인트 끌어올리면서 40% 벽을 돌파한 것이 컸다.

또 SK하이닉스가 마이크론·엘피다 연합군을 물리친 것도 점유율 싸움에서 단단히 한몫 했다는 평가다.

엘피다는 2000년 일본 NEC와 히타치 D램 부문의 합병으로 출범한 반도체 회사로 2003년엔 미쓰비시도 통합했다.

하지만, 2012년 파산보호 신청을 한 뒤 그해 7월 미국 반도체 회사 마이크론에 인수 합병됐다.

IHS는 2013년 3분기부터 마이크론의 점유율에 엘피다 점유율을 더해 발표해 왔는데, SK하이닉스가 마이크론·엘피다 점유율 합계를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SK하이닉스는 2013년에는 26.8%로 마이크론·엘피다(28.3%)에 근소하게 뒤졌으나 지난해 27.4%를 기록하면서 마이크론·엘피다(24.6%)에 2.8%포인트 차이로 역전했다.

2011년 이후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엘피다의 격차가 2%포인트 이상 벌어진 것도 작년이 처음이다.

1∼3위 기업 뒤로 4∼6위에는 난야(3.5%), 윈본드(1.4%), 파워칩(0.8%) 등 대만 업체들이 포진하고 있는데, 전부 점유율 5% 미만이라 과점 체제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

D램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그룹이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선전은 반도체 미세공정 전환율에서 20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공정으로 크게 앞서 40%대 이상의 영업이익률 고공행진을 펼친 덕분이다.

삼성전자가 7일 발표된 1분기 잠정실적에서 5조9천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V자형 반등에 성공한 데는 안정적인 수익성을 견지한 D램 부문도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SK하이닉스도 전반적으로 수율(불량 없는 제품 양산율)을 개선하고 25나노미터 공정 전환율에서 큰 진전을 보여 수익률을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