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메이저 골프대회인 제79회 마스터스 골프 토너먼트에 출전한 한국의 '영건' 배상문(29)과 노승열(24·나이키골프)이 공식 연습을 마치고 9일(현지시간) 열리는 1라운드를 기다리고 있다.

두 선수는 한 조를 이뤄 8일 오전 8시 50분부터 후반 9개 홀을 돌고 출격 채비를 마무리했다.

개인 통산 세 번째로 마스터스에 출전한 배상문은 연습을 마치고 나서 클럽하우스 입구에 있는 이 골프장의 명물 '오크트리' 앞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나 "스윙감각이 전날보다 낫다"면서 "느낌은 좋은 편"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두 번의 경험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서의 실전 연습으로 코스 공략 비책을 세운 배상문은 "4라운드 내내 더블보기가 나오면 끝장이라는 각오로 임하겠다"고 했다.

전과 비교해 그린이 무척 부드럽다던 배상문은 "이번 대회에서 버디도 많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면서 "보기까지는 괜찮지만, 더블보기를 적어내면 상위권 입상은 어려운 터라 실수를 최대한 줄이겠다"고 덧붙였다.

2월 초 병역법 위반으로 병무청의 고발을 당한 배상문은 심리적으로 편치 않은 것은 물론 육체적으로도 고통을 겪고 있다.

허리 통증으로 지난달 말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발레로 텍사스오픈(총상금 620만 달러) 1라운드를 기권했고 목에 있던 담 증세가 등까지 내려와 정상적인 샷을 날리기 어렵다.

배상문은 "대구지방병무청을 상대로 행정 소송을 진행 중어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면서 "편안하게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전날 오거스타에 도착한 배상문의 어머니 시옥희 씨는 "행정심판 결과가 이달 중으로 나올 예정"이라면서 "아들의 기량이 한창인 만큼 2∼3년만 입대를 미뤄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배상문은 2013년 미국 영주권을 받아 미국에서 선수 생활을 해왔으나 병무청의 국외여행 기간 연장 불허 통보를 받았다.

이에 따라 배상문은 1월 말까지 국내로 들어와야 했지만 "중요한 대회가 있으니 입대를 연기하겠다"며 미국에 머물렀다.

그러자 대구지방병무청은 배상문이 정당한 사유 없이 허가된 기간에 귀국하지 않았다면서 병역법 제94조 국외여행허가 의무 위반으로 2월 2일 대구남부경찰서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지난 1월 병무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에 나선 배상문은 법적 문제가 풀릴 때까지 국외에서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다.

배상문과 더불어 닷새간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을 누빈 노승열은 "그린 속도가 생각만큼 빠르지 않기에 아이언 샷 실수를 줄여 그린 공략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목표를 밝혔다.

지난해 4월 PGA 투어 취리히 클래식에서 우승해 '명인 열전'인 마스터스행 티켓을 처음으로 품에 안은 노승열은 "'아멘코너'(11∼13번 홀)가 어렵긴 어려웠다"면서 연습 기간 바람을 확인하고 공략 비법을 마련한 것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배상문은 9일 오전 10시 30분(한국시간 9일 오후 11시 30분), 찰 슈워젤(남아프리카공화국), 요스트 루이튼(네덜란드)과 1라운드를 치른다.

노승열은 노장 샌디 라일(잉글랜드), 아마추어 브래들리 닐(스코틀랜드)과 오전 11시 36분 첫 홀을 출발한다.

(오거스타<미국 조지아주>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