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뎀프시 미국 합참의장(왼쪽)이 26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보국훈장 통일장을 받기 위해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와 함께 서훈식장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마틴 뎀프시 미국 합참의장(왼쪽)이 26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보국훈장 통일장을 받기 위해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와 함께 서훈식장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26일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참여를 결정함에 따라 미국이 추진하는 ‘고(高)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국 배치 논의가 급진전될 전망이다. 중국의 반발을 의식했던 한국이 이제 AIIB 가입으로 사드 배치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당초 AIIB와 사드의 ‘패키지 딜’은 없다는 뜻을 밝혀왔다. 정치권에서 사드 배치에 대한 찬반 논란이 제기되자 청와대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대해 미국의 요청도, 협의도, 결정도 없다는 이른바 ‘3No’ 방침을 밝히며 진화에 나섰다. 안호영 주미대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사드 배치와 관련한 미국의 요청·협의·결정이 없었다”고 정부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하지만 최근 주한미군이 사드 배치 후보지 조사를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상황은 달라지고 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중국이 사드 배치와 관련한 불쾌감을 표시하자 “주변국이 사드 배치에 대해 나름대로 입장은 가질 수 있지만 우리 국방안보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해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미국 국방 고위 관계자들이 잇따라 방한하면서 사드 배치와 관련한 논의도 본격 시작될 전망이다. 마틴 뎀프시 미국 합참의장은 27일 최윤희 합참의장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를 강하게 주장해 온 애슈턴 카터 미 국방부 장관도 다음주 한국에 온다.

카터 장관은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사드 배치 문제를 꺼낼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이 문제는 내달 중순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제7차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 고위급회의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