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조4575억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 이재용 부회장  제치고 주식부자 2위
아모레퍼시픽이 다음달 액면분할을 앞두고 연일 사상 최고가 행진을 하고 있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주가가 되레 주가 상승세를 못 따라가는 모양새다.

아모레퍼시픽은 25일 전날보다 2.90%(9만5000원) 오른 337만40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달 들어서만 18.17% 올랐다. 주가는 이달 목표가격을 제시한 4개 증권사 수치 중 이미 3개를 앞질렀다. 유안타증권(310만원) 미래에셋증권(320만원) 동부증권(330만원)의 목표가를 제치고 가장 최고가를 제시한 한국투자증권의 370만원만 고지로 남겨 놓고 있다.

8조4575억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 이재용 부회장  제치고 주식부자 2위
액면분할로 유동성이 확대될 것이란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렸다. 이 회사는 다음달 22일 주당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분할할 예정이다. 주가는 10분의 1로 떨어지지만 주식 수는 10배 늘어난다. 월급과 맞먹는 주가에 유통 물량이 적어 주식을 사지 못했던 개인들에게도 매수 기회가 늘어나면 주가엔 호재가 될 것으로 대부분의 전문가는 보고 있다.

실적 전망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 매출의 66%를 차지하는 내수 부문은 면세점 매출 호조로 향후 3년간 연평균 15% 증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화장품 업종이 성장성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화장품업종은 중국 쪽 수요 강화가 성장세를 견인하는 구조”라며 “1분기 실적 외에는 주가에 부정적인 외부 변수가 없는 만큼 현재의 고평가 상태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의 강세 덕에 서경배 회장(사진)의 보유주식 가치는 8조4575억원으로 뛰었다. 지난해 말 5조8845억원보다 2조5730억원(43.7%) 늘어난 규모다. 이로써 서 회장은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을 넘어 상장주식 부자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부회장이 보유한 상장 주식 전체 가치는 작년 말보다 1980억원(2.3%) 줄어든 8조4548억원으로 집계됐다. 상장 주식 부자 1위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으로, 보유액은 12조2233억원이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