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B 6월 말 상장 폐지…유무선 통합, 미디어 역량 강화 포석
"정부 규제 개선 속 조만간 결국 합병 수순으로 갈 것" 전망도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를 100% 자회사로 편입한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20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이같이 의결했다.

현재 SK브로드밴드 지분 50.56%를 보유한 SK텔레콤은 이사회 의결에 따라 주식 맞교환 방식으로 잔여 지분 49.44%를 전량 취득해 100% 지분을 확보할 계획이다.

주식 교환 비율은 1대 0.0168936이며, 교환을 원치 않는 SK브로드밴드 주주는 5월 6∼26일 주당 4천645원에 주식매수청구를 신청할 수 있다.

교환 대상인 SK텔레콤 주식은 총 247만주로, 교환가 기준 약 7천56억원이다.

양사의 주식 교환은 5월 6일 SK텔레콤 이사회와 SK브로드밴드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될 예정이다.

여기서 승인을 받으면 6월 9일 주식 교환이 마무리되며, SK브로드밴드는 같은 달 30일 상장 폐지된다.

다만, SK텔레콤 측은 시장 일각에서 제기한 합병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SK텔레콤 측은 "두 회사의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기업 및 주주 가치를 높이자는 차원으로 합병으로 가는 수순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SK브로드밴드는 SK텔레콤이 2008년 인수한 하나로텔레콤의 전신으로, 초고속 인터넷 등 유선사업을 맡아왔다.

작년 실적은 매출 2조6천544억원, 영업이익 582억원, 당기순이익 43억원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유·무선통신이 하나로 결합해 사물인터넷(IoT)·스마트홈 등으로 재편되는 정보통신기술(ICT) 흐름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전열 정비로 받아들인다.

KT·LG유플러스 등의 경쟁사는 유·무선통신을 모두 사업영역으로 두고 있지만, SK의 경우 무선은 SK텔레콤, 유선은 SK브로드밴드로 나뉘어 시너지 효과 창출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과거에도 있었다.

아울러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미디어 사업 역량을 강화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급변하는 통신·미디어시장에 대응하려면 빠른 경영 판단과 실행이 필요한데 50% 조금 넘는 지분으로는 경영의 효율성을 꾀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SK텔레콤 측은 강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두 회사가 결국은 합병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김홍식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간 시가 총액 격차가 확대돼 SK텔레콤으로선 소규모 합병이 가능해졌다"며 "정부 규제 상황이 과거보다 개선된 점에 비춰 합병한다면 현 시점이 유력하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lu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