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금리인상 시점과 맞물린 미묘한 사안"

월가는 이틀 일정으로 24일(현지시간) 시작되는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미 의회 증언에서 강한 달러에 대해 그가 어떻게 발언할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블룸버그와 마켓워치가 21일 보도했다.

블룸버그와 마켓워치는 옐런이 금리인상 시점을 시사할지가 최대 관심이라면서, 이것도 달러 강세와 맞물린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달러 강세 추이가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란 시장 판단이 여전히 견고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 18일 공개된 연준의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이 금리인상과 관련해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거듭 부각했음에도 달러 강세가 꺾이지 않은 점을 강조했다.

연준이 금리를 성급하게 인상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면 대개 달러 강세에 제동이 걸렸음을 블룸버그는 상기시켰다.

미즈호 파이낸셜 그룹의 뉴욕 소재 외환 딜러 파비안 엘리어슨은 블룸버그에 "시장 대세는 여전히 (달러에 대해) 롱(매수) 포지션"이라면서 "FOMC 회의록이 뭐라고 하든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가 불변인 것으로 시장이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롱 포지션은 자산 가치가 뛸 것으로 보고 투자하는 기법이다.

캔토 피처럴드의 뉴욕 소재 금리 상품 거래 책임자 브라이언 에드먼드는 블룸버그에 "옐런이 (의회 증언에서) 회의록보다 더 매파 성향을 띨 것이란 시장 판단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마켓워치는 옐런이 이번에 강한 달러가 미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부각해 시장을 놀라게 할지도 모른다고 내다봤다.

액션 이코노믹스의 마이크 잉글런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마켓워치에 "연준은 달러 가치를 왈가왈부하는 것이 자신을 늪에 빠뜨릴 수 있음을 잘 안다"면서 따라서 옐런이 이번에 어떻게 대처할지가 더욱 주목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달러 가치가 연준이 더는 무시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치솟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마켓워치에 의하면 6개 주요 통화 바스켓으로 산정되는 ICE 달러 지수는 지난 5월 초 79 내외이던 것이 꾸준히 상승해 지난 20일 94를 초과했다.

블룸버그 달러 지수도 지난 11일 한때 1,174.87까지 치솟아, 지수 산정이 시작된 200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달러 가치가 주요 16개국 통화 각각에 대해서도 지난 12개월 사이 최소 4% 상승했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월가 억만장자 투자자 워런 버핏은 지난 5일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 회견에서 "강한 달러 때문에 연준이 올해 금리를 올리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룸버그 최신 전문가 조사도 오는 6월 연준이 연방기금 금리를 0.5%로 인상할 확률을 18%로 내다봤다.

이는 한 주 전 조사 때의 23%에서 크게 떨어진 것이다.

뉴욕 소재 오펜하이머펀드의 알레시오 데 롱기스 거시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연준이 강한 달러를 통제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것"이라면서 따라서 "연준이 이를 어떻게 견제할지는 매우 미묘한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거듭 시사해온 '점진적 금리인상'도 이런 맥락에서 파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미국이 소비 주도 경제이기 때문에 연준이 일각에서 관측하는 것처럼 강한 달러에 전전긍긍하지 않을 것이란 견해도 제시됐다.

런던 소재 스피로 사버린 스트래트지의 니컬러스 스피로 대표는 블룸버그에 "(강한 달러 때문에 미국의) 다국적 기업들이 흔들리지만 대부분의 미국 기업에 대한 충격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달러 강세 혜택이 큰) 소비 주도 경제이기 때문에, 연준이 (달러 강세에 그렇게까지) 노심초사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부언했다.

(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