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필수품 '명절株' 반짝 상승
차례 음식 관련주, 상비약 제조 제약주, 여성 속옷 관련주가 설 연휴를 앞두고 ‘명절주’ 대표주자로 떠올랐다. 차례 음식 마련이나 귀성 교통, 설 선물 같은 ‘설 특수’를 노린 종목들이 일제히 뜀박질한 것이다. 16일 코스피지수가 전일 대비 0.04%(0.73포인트) 오른 데 그치는 등 설 연휴를 앞두고 관망세가 뚜렷한 가운데 호재가 있는 일부 종목에만 시장의 관심이 쏠리는 양상이다.

차례·귀성 관련주 반짝

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식음료주가 상승률 상위 종목에 일제히 포진했다. 냉동식품 업체 한성기업은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736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고기 산적과 해물 경단 같은 차례 음식에 활용될 수 있는 제품을 생산하는 점이 반짝 급등에 한몫했다.

실제 이날 증시에선 식음료주 중에서도 전을 부치는 등 차례상 제품을 만드는 업체의 상승폭이 컸다. 사조해표(식용유·부침가루)는 지난 13일 8.30% 뛴 데 이어 이날도 7.67% 상승했다. 롯데푸드(식용유·육가공품)는 2.80%, 식품 선물세트 수요가 기대되는 오뚜기는 1.01% 올랐다. 육계주 하림은 최근 2거래일간 10.68% 뛰는 초강세다. 무학(2.11%) 등 주류 관련주도 동반 상승했다.

박애란 현대증권 연구원은 “주요 식품업체들이 냉동식품이나 레토르트 제품 등을 통해 성장성을 찾고 있는데 설 명절 등이 직간접적으로 식품 수요 증가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대중교통이나 자동차보험 관련주도 귀성 수요 기대 덕에 재미를 봤다. 천일고속이 가격제한폭까지 올랐고, 동양고속은 이날 소폭 하락했지만 2월 들어 12.36% 상승했다. 제주항공은 이날 0.33% 올랐다.

여성 속옷·상비약도 설 수혜?

직접적인 ‘명절주’는 아니지만 연휴를 맞아 판매량이 크게 늘 것으로 기대되는 관련주도 동반 상승했다. 대표적인 분야가 대중에게 인지도가 높은 상비약을 제조하는 제약주다. 연휴 기간 대다수 병원과 약국이 휴무인 점을 고려해 상비약 수요가 늘 것이라는 예상이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우황청심원과 쌍화탕을 비롯해 해열진통소염제를 만드는 광동제약은 코오롱글로벌로부터 전자상거래 업체 코리아이플랫폼을 인수한다는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가격제한폭까지 뛰었다. 감기약과 멀미약, 소화제 등을 만드는 부광약품(6.84%)과 일양약품(4.36%)도 동반 상승했다.

한편 예상 밖으로 설 연휴 수혜를 가장 많이 본 종목은 브래지어 등 여성 속옷 관련주였다. 이날 여성 속옷 전문업체 남영비비안은 1976년 상장 이후 첫 상한가를 기록했다. 신영와코루도 6.22% 올랐다. 쌍방울의 상승폭은 3.79%였다. 춘제(春節·중국 설) 연휴 기간 중국 여성 관광객들이 체형이 비슷하면서도 디자인이 좋은 한국산 속옷 구매를 늘릴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렸다.

연휴 기간 주부들이 홈쇼핑 등을 통해 속옷 구매에 나설 것이라는 점도 기대 요인이다. 일반적으로 여성들의 명절 스트레스 해소 욕구 때문에 설이나 추석 직후 홈쇼핑 여성용품 매출이 크게 늘고는 한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