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MLB) 텍사스 레인저스의 한국인 타자 추신수(33)가 소속팀의 스프링캠프에 참가하고자 15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 주 서프라이즈로 떠났다.

자유계약선수(FA) 계약 2년차인 올해, 명예회복에 나선 추신수의 도전이 마침내 시작된 것이다.

추신수는 야수들의 팀 공식 합류일인 25일보다 열흘 앞서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에 도착해 개인 훈련으로 마지막 점검에 들어간다.

텍사스 레인저스는 20일 투·포수 훈련으로 스프링캠프의 막을 올리고 26일부터 야수를 포함한 전 선수단이 참가하는 단체 훈련을 벌인다.

엿새간 호흡을 맞춘 뒤 3월 4일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을 스프링캠프지로 공동 사용하는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일전을 시작으로 4월 4일까지 시범경기를 치른다.

각종 부상으로 지난해 8월 말 일찌감치 정규리그를 마친 추신수는 시즌 내내 통증을 안고 뛴 왼쪽 발목과 왼쪽 팔꿈치에 잇달아 메스를 댔다.

재활을 거쳐 11월부터 본격적인 훈련에 나선 추신수는 4개월간 홈인 미 텍사스 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하루 3∼4시간씩 강도 높은 연습으로 구슬땀을 흘리고 올해 정규리그를 준비해왔다.

추신수는 "당장 경기에 나설 정도로 페이스를 끌어올렸다"면서 시범경기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이겠다고 약속했다.

오프시즌 팀 변화에 따라 추신수는 스프링캠프에서 두 가지 큰 변화를 맞이한다.

우타자 알렉스 리오스가 로열스로 이적하면서 우익수 자리는 추신수의 몫이 됐다.

추신수는 3년 만에 우익수로 복귀한다.

추신수는 2012년 신시내티 레즈에서 중견수, 지난해에는 텍사스에서 좌익수로 뛰었다.

특히 지난해 좌익수로 수비를 바꿨지만, 시즌 초반 주루 중 다친 왼쪽 발목 탓에 제대로 수비 훈련을 하지 못해 경기에서 낭패를 봤다.

추신수도 "훈련이 모자랐다"며 팬들의 수비 불만을 순순히 받아들였다.

그러나 호타준족의 빅리거로서 FA 대박 계약의 토대를 마련해 준 우익수로 복귀하면서 추신수는 한층 안정을 찾을 전망이다.

강한 어깨에서 뿜어 나오는 총알 송구로 진루하는 주자를 잡아내는 추신수의 전매특허인 보살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스포츠전문 매체 ESPN은 추신수를 올해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최고의 우익수라고 예상했다.

두 번째 변화는 타순에 있다.

지역 신문 댈러스 모닝뉴스는 14일 올해 텍사스의 스프링캠프에서 지켜봐야 할 4가지 중 하나로 타순을 지목했다.

출루율이 높은 추신수가 톱타자 대신 3번 타자로도 나서고, 그를 대신해 쿠바 출신 왼손 타자 중견수 레오니스 마르틴이 톱타자를 공격 첨병을 맡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댈러스 모닝 뉴스는 추신수가 지난 5년간 빅리그 타자 중 마이크 트라웃(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출루율(0.398)을 기록한 뛰어난 톱타자라고 인정하면서도 선구안도 좋고 타격 실력도 좋은 타자는 1번보다는 3번이 제격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투수를 압박하는 추신수가 4번 애드리안 벨트레, 5번 프린스 필더 앞에 포진하면 텍사스의 득점력은 작년보다 나아질 수 있다.

추신수도 벨트레와 필더의 '우산 효과'로 예년보다 좋은 개인 성적을 기대할 만하다.

물론 마르틴이 추신수에 버금가는 출루율을 올려 1번 타자를 꿰찼을 때 가능한 시나리오다.

새로 텍사스를 지휘하는 제프 배니스터 감독은 "추신수의 타격 기술이 어느 타순에 맞을지에 대한 복안이 있다"면서 "그가 어느 타순에서 나머지 타자들의 약점을 보완해주느냐가 중요한 문제"라며 득점력 제고를 위해 추신수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댈러스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