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이 지난해 하반기 1938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반기 기준 흑자는 5년 만의 일이다.

금융감독원은 29일 현재 영업 중인 80개 저축은행의 지난해 하반기 실적(7~12월)을 잠정 집계한 결과 193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2013년 같은 기간 적자가 4235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손익 증가폭은 6173억원에 이른다. 반기 기준으로 5년 만에 흑자 전환이다.

저축은행 업계는 2011년 초 7곳이 영업정지를 당한 저축은행 사태가 터지면서 긴 암흑기를 보냈다. 당시 업계 1위 솔로몬저축은행을 포함해 20여개 저축은행이 이 여파로 문을 닫았다. 이후 금융당국과 저축은행 업계는 건전성 회복을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해왔다.

특히 이번 흑자 전환은 부실채권 매각 등이 원활히 진행되면서 자산건전성이 전반적으로 개선된 영향이 크다.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4482억원이나 감소했다. 캠코에 매각된 PF 대출에 대한 손실예상충당금 적립이 작년 9월 종료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규모로 보면 자산 5000억원 이상인 중·대형 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이 크게 증가했다. 소유 구조별로는 그동안 큰 폭의 적자를 보여왔던 금융지주·은행그룹과 증권사·펀드기타금융그룹의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재무상태도 개선됐다. 작년 12월 말 기준 저축은행의 총 자산은 37조7815억원으로 작년 6월 말보다 1조223억원(2.8%) 증가했다. 대출금이 27조5687억원에서 30조174억원으로 늘어난 영향이다. 같은 기간 자기자본은 4조1177억원으로 1050억원(2.6%) 늘었다.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15.7%로 6개월 전보다 3.3%포인트, 연체율은 14.8%로 2.8%포인트 하락했다.

자산건전성이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어 저축은행업계에서는 재도약의 토대가 만들어졌다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영업력을 회복해 실질적인 이익을 내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작년 말 이자수익은 1조33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65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