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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완장 찬 공무원이 한자리에서 8년이나 버틴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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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부터 공무원 인사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민간기업과 인사교류가 확대되고, 한 자리에 장기간 근무하는 전문보직제가 시행될 모양이다. 개방형 직위에는 기존 공무원의 응모를 막겠다니 민간전문가 기용이 활성화될지도 주목된다. 엊그제 부처별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인사혁신처가 야심차게 내놓은 개선안에는 눈에 띄는 굵직한 개혁안이 많다.

    공무원의 인사·보수·조직운용은 말처럼 간단하지 않다. 역대 정부들이 공공개혁의 과제로 공무원 인사 문제와 씨름했지만 결국은 용두사미, 유야무야되고 말았다. 지난해 세월호 사고 때도 ‘관피아’만 척결하면 다 해결될 듯한 분위기였지만 부작용이 바로 불거졌다. ‘정피아’가 관피아를 대신했고 공직사회에는 복지부동 분위기가 형성됐다. 늘 이상과 현실은 괴리되거나 충돌할 수밖에 없다.

    전문직위 지정을 통한 전문성 강화방안도 그렇다. 잦은 보직이동을 제도적으로 막고 환경·안전 같은 업무에서 전문성을 키우겠다는 취지 자체는 좋다. 전문성은 떨어지면서도 권한이 과도한 공무원들의 아마추어리즘은 언제나 문제였다. 그러나 인사혁신처 방침대로 특정 부문을 정해 해당직위 4년, 동일직군 내에서 8년을 근무토록 한다고 질 높은 행정이 된다는 보장도 없다. 막말로 국·과장 승진도 포기하고 훈·포장에도 관심없는 구태 공무원이 한 자리에 말뚝을 박고 본인의 소관 업무에서 작은 황제처럼 군림하려든다면 어쩔 것인가. 그 8년간 해당 부서의 민원인이나 기업들은 아예 사업을 포기해야 하는 사태에 직면할지도 모를 일이다.

    공직은 어떤 제도를 택해도 장단점이 극명하다. 경쟁과 성과 시스템은 조직의 불안정이라는 후유증을 낳고, 안정을 감안해 연공과 서열을 중시하면 물은 썩고 만다. 결국 공무원의 과도한 재량과 권한을 빼는 것이 관건이다. 규제를 풀지 않는 그 어떤 인사행정도 겉돌 수밖에 없다. 인사혁신처의 시도를 마냥 비난할 수는 물론 없다. 공직을 공공서비스로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규제의 해체’ 없이는 모든 것이 사상누각이요 속이 훤히 보이는 전시행정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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