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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언 칼럼] 다시 '힘의 세계질서'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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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두로 체포' 美 군사작전 후폭풍
    군사력 앞세운 중·러 위협 커질 수도

    김수언 논설위원
    [김수언 칼럼] 다시 '힘의 세계질서'가 온다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수도 카라카스에서 전격 체포해 압송한 군사작전이 엄청난 파장을 낳고 있다. 대규모 전투기와 특수부대를 동원한 가운데 새해 첫 토요일 새벽에 이뤄진 군사 공격에 전 세계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마약과의 전쟁’에 나서며 마두로 정권을 거세게 압박했지만, 주권국가의 현직 대통령을 현지에서 체포할 것으로 예상한 이는 사실 많지 않았다. 국제법상 명분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기다렸다는 듯 “국제법 위반” “주권국가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침해” “패권적 행태”라며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나섰다. 이뿐만 아니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미국의 군사 행동은 위험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했고, 브라질 칠레 멕시코 우루과이 콜롬비아 등 중남미 5개국과 스페인도 “국제법의 기본 원칙 위반”이라는 공동성명을 냈다. 미국의 전통적 우방국 다수는 여전히 관망하고 있지만, 전 세계가 빠르게 분열되고 갈라지는 모습이다.

    냉전 종식 이후 다른 주권국을 상대로 한 미국의 일방적 군사 공격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세계질서를 뒤흔들 정도의 파장을 부르지는 않았다. 9·11 테러 배후 소탕(아프가니스탄)과 대량살상무기 제거(이라크)라는 미국의 전쟁 명분을 국제사회가 어느 정도 묵인해준 덕분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르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와 일방주의, 이른바 트럼피즘(Trumpism)을 군사력으로 관철하려 한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대만 봉쇄 훈련으로 동아시아 긴장감을 높이는 중국, 우크라이나 전쟁의 공세를 가속화하는 러시아에 이어 이제 초강대국 미국까지 ‘힘의 세계질서’로 내달리는 양상이다.

    트럼프 정부가 미주 대륙에 대한 유럽의 간섭을 반대한 19세기 먼로주의를 새로 해석한 ‘돈로(Donroe·도널드+먼로)주의’ 대외 정책을 앞으로 본격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아메리카 대륙 중심의 서반구 미국 패권에 다른 나라의 도전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새 국가안보전략(NSS)과 같은 맥락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체포 후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와 석유 자원 통제를 동시에 거론한 데 이어 군사 개입을 다른 국가로 넓힐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린란드가 꼭 필요하다” “병자가 통치하는 콜롬비아에 대한 작전은 좋은 생각”이라며 그린란드와 콜롬비아를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힘에 의한 현상 변경’까지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볼 수밖에 없다.

    미국이 자국 이익을 앞세운 관세 전쟁으로 자유무역 체제를 사실상 와해시킨 것처럼 외교·안보의 국제질서도 바꾸고 있는 것이다. 돈로주의에 기반한 미국의 대외 정책 변화는 한반도는 물론 동아시아 안보 정세 전반을 뒤흔들 소지가 크다. 바로 우리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의미다.

    미국이 스스로 명분을 깬 마당이라 중국과 러시아도 ‘힘의 세계질서’를 더 획책할 수 있다. 중국의 대만 공격 위협이 거세지면 주변 긴장이 높아지고 한반도 역시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밀착한 러시아·북한 군사동맹이 어디로 튈지도 예단하기 어렵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즉각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훈련에 나서며 핵 고도화를 다시 언급한 것도 예사롭지 않다.

    과거를 돌아보면 국제질서 변화는 언제나 우리에게 큰 위협이었다. 숱한 외환은 그때마다 찾아왔다. 한·미 동맹을 굳건히 하면서도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굳건한 경제력·국방력을 유지·확대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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