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개 부처 합동 업무보고 >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세종시 세종행정지원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15년 정부업무보고 및 경제혁신 3개년 계획 1차 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 6개 부처 합동 업무보고 >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세종시 세종행정지원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15년 정부업무보고 및 경제혁신 3개년 계획 1차 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정부가 중산층을 겨냥한 기업형 임대주택을 도입하기로 함에 따라 서울 등 수도권의 KT전화국 부지와 지방 이전 공공기관 부지가 ‘푸르지오 스테이’ 등 민간 임대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상당수 건설회사와 도심권에 땅을 보유한 기업, 부동산 투자회사(리츠) 등이 기업형 임대사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올 연말까지 1만여가구의 기업형 임대주택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국토교통부는 내다봤다.

◆서울·수도권 요지에 ‘뉴 스테이’

[경제부처 새해 업무보고] 서울 신당동·인천 도화동 등에 민간 임대 1만가구 짓는다
국토부는 시범사업으로 오는 9월 강원 원주혁신도시로 이전하는 서울 신당동 도로교통공단 부지에 1000가구 규모의 임대용 주상복합 아파트를 지을 계획이다. 국민주택기금 등이 참여한 리츠를 이용해 부지와 건물을 매입한 뒤 ‘뉴 스테이 지구’로 지정, 용도변경을 통해 대규모 임대주택 단지로 탈바꿈시킨다는 방침이다.

2001년 건설된 주변의 하왕십리동 금호베스트빌 전용 84㎡ 전셋값은 3억원, 보증부월세는 보증금 1억5000만원에 월세 50만원 수준이다. 도로교통공단 부지에 임대아파트가 지어지면 새집인데다 위치도 도로변이어서 월세는 이보다 상당히 높을 것으로 인근 중개업소들은 전망했다.

국토부는 수도권에 팔리지 않고 남아 있는 지방 이전 공공기관 부동산도 매입해 민간 임대주택 단지로 바꿀 방침이다. 경기도가 제2테크노밸리 후보지로 검토하기도 한 20만㎡ 규모의 성남시 옛 한국도로공사 부지 등이 검토 대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휴 부동산을 많이 보유한 KT와 하나·외환은행 등도 민간 임대주택 개발사업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KT는 도심 곳곳에 산재해 있는 시가 5조원 규모의 전화국 건물과 부지를 개발하기 위해 KT에스테이트, KT에이엠씨, KD리빙 등을 2012년 설립했다.

KT에스테이트 관계자는 “특별법이 생겨 주택임대사업 여건이 나아진다면 주택 개발 비중을 늘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림·대우·GS건설 등도 추진

대형 건설업체들도 민간 임대주택사업 진출 준비에 들어갔다. 대림산업이 한발 앞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주택임대관리업 등록을 마쳤으며 올초 건축사업본부 내에 주택임대사업팀도 신설했다.

이 회사는 인천 도화지구(10만3551㎡)에서 2465가구의 임대 아파트도 공급할 방침이다. 건설 자금은 리츠를 이용하지만 대림산업이 운영관리와 주택임대관리를 총괄하기로 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기존 임대아파트가 가지고 있는 낮은 품질과 주거만족도의 부정적 이미지를 극복한 새로운 형태의 임대아파트를 제공해 차별화를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 중에서 처음으로 대규모 민간 임대에 나서는 것이다.

GS건설도 경기 화성시, 충남 천안시 등의 장기 미착공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장을 임대주택으로 공급한다. GS건설은 2개 단지를 모두 5년간 거주할 수 있는 임대주택으로 공급하기로 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천안과 화성의 임대아파트는 기존 제도를 통해 공급하는 것이며 수익률은 낮은 편”이라며 “경험을 축적한 뒤 정부 정책이 입법화되면 사업 진출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금융회사들도 민간 임대주택사업에 나서고 있다. 서울역 맞은편에 들어선 ‘쌍용 플래티넘’ 오피스텔은 홍콩계 투자회사 ‘거 캐피탈’과 국민주택기금이 참여한 리츠가 운영하는 민간임대주택이다. 박종필 코람코자산신탁 부사장은 “리츠 업계에선 장기적으로 임대업이 주택사업의 신(新)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일/이현진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