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강1중 '3파전'…계파간 세대결 속 합종연횡 주목

새정치민주연합의 차기 당권경쟁이 박지원 이인영 문재인 후보(기호순)간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2·8 전당대회를 앞두고 7일 치러진 예비경선(컷오프)에서 이들이 1차 관문을 통과했다.

조직기반 면에서 상대적 열세가 점쳐졌던 박주선 조경태 후보가 이변을 연출하는데는 실패, 대체적 예상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싱거운 결과'로 귀결됐다.

한달간의 일정으로 시작되는 본선 레이스는 차기 당권을 둘러싼 계파간 양보없는 전면전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에 들어서는 임기 2년의 새 지도부는 내년 총선 공천권 등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자리로, 당권 향배에 따라 제1야당의 세력지도는 물론 야권 전체의 지형에도 적잖은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순위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당 중앙위원 378명으로 이뤄진 선거인단의 세력분포에 비춰볼 때 '빅2'로 거론되며 양강구도를 구축한 문, 박 후보가 선두를 달리고 이 후보가 추격하는 '2강1중' 구도가 그대로 나타나지 않았겠느냐는 관측이 적지 않다.

고(故) 김근태 전 상임고문 계열의 민평련 출신으로,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그룹의 대표주자인 이 후보의 본선행은 기존 '빅2'간 대결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와 이 후보의 지지층이 일부 겹친다는 점에서 박 후보가 일부 수혜를 입을 수도 있고, 또 한편으로는 세대교체론을 내건 이 후보가 '빅2' 모두를 '과거세력'으로 규정, 각을 세우고 있어 '문(문재인) 대 비문(비문재인) 전선'은 다소 약화될 수 있다는 분석들이 교차하고 있다.

이 후보가 현재까지는 후보 단일화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막판에 문 후보와의 극적 단일화가 성사된다면 이 역시 판을 뒤흔들 요소가 될 수 있다.

문 후보는 본선에서도 '이기는 정당론'을 통해 네거티브 지양을 호소하며 8일 1박2일의 호남 방문 일정을 시작으로 당심 잡기에 주력할 예정이다.

'강한 야당·통합대표' 슬로건을 내건 박 후보는 '친노 독점 타파'를 고리로 비노 진영의 결집을 시도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는 '낡은 과거와의 결별'을 내세워 전면적 세대교체 돌풍으로 파란을 일으키겠다고 벼르고 있다.

결국 합종연횡 등 계파간 세대결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여부가 본선 승부를 가를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친노(친노무현) 진영이 문 후보를 구심점으로 공고하게 결속한 상황에서 비주류 단일후보로 나섰던 박주선 후보의 탈락으로 붕 뜨게 된 비노(비노무현) 중도 진영의 선택지가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비노 진영이 '반(反)문재인 전선'을 기치로 단일대오를 형성한다면 '빅2'인 문-박 후보간에 예측불허의 팽팽한 접전이 치러질 수 있다.

하지만 비노측의 결집력이 친노에 비해 느슨한데다 과거 '이-박(이해찬-박지원)' 담합 논란에 휘말렸던 박 후보에 대한 회의적 정서도 없지 않아 일사불란하게 움직일지는 장담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있다.

김한길 안철수 전 대표와 김부겸 전 의원 등의 '의중'에도 이목이 모인다.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참석차 미국에 체류 중인 안 전 대표는 현지 일정을 이유로 이날 컷오프에 불참했다.

그러나 전대가 계파간 격돌 구도로 흐르면서 이대로 가다간 아무런 감동 없이 흥행에도 실패할 것이라는 우려가 당 안팎에서 고조되고 있다.

계파 대결 프레임만 부각되면서 치열한 노선·정책 경쟁은 사라진 지 오래다.

전병헌 이목희 주승용 유승희 정청래 박우섭 문병호 오영식 후보(기호순) 등 8인이 다섯 자리를 놓고 맞붙게 된 최고위원 경선도 계파간 대리전 양상으로 치러지게 됐다.

독식 논란을 피하기 위해 친노 직계는 전략적으로 최고위원 선거에 나서지 않은 가운데 '1인2표' 방식으로 치러지는 만큼 각 세력간 물밑 이합집산 움직임이 분주하게 나타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