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유리 기자 ] 네이버가 7년 만에 본부제를 폐지하는 등 조직에 칼을 댔다. 신속한 의사 결정 구조를 통해 모바일 사업 강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도다.
네이버, 본부제 7년 만에 폐지…'세대 교체' 바람 분다

네이버는 6일 신속한 의사 결정과 빠른 실행력을 위해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고 6일 밝혔다. 본부제를 폐지하고 의사결정 단계를 축소하는 등 '빠르고 가벼운 조직'에 초점을 맞췄다.

◆ 의사결정 단계 축소…젊은 실무형 인재 전면 배치

이번 조직 개편의 가장 큰 특징은 '본부제 폐지'다. 최종 의사 결정 조직이었던 본부제를 7년 만에 없앴다. 의사 결정 단계도 줄였다. 기존 '본부-센터·그룹-실·랩(Lab)' 등 3 단계로 이뤄지던 것에서 본부를 들어내면서다.

본부제를 폐지하고 실무형 인재를 앞세운 것도 눈에 띈다. 본부에 속해있던 18개 센터와 8개 셀(지원조직 제외)을 상하구조 없이 전면 배치했다.

조직 별 규모는 14명인 조직부터 최대 173명인 곳까지 다양하다. 조직 각 리더들의 직급에도 제한을 두지 않았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 각 영역에서 주축이 됐던 내부 인재들이 조직의 톱리더로 부상했다" 며 "그들의 젊은 감각과 과감한 실행력을 바탕으로 신속한 서비스 혁신을 거두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 서비스 조직 셀·센터·TF로 쪼개져…모바일 사업 속도 '업'

기존 3~4개 본부 아래서 운영되던 서비스 조직은 8개의 셀, 16개 센터, 9개 태스크포스(TF)로 쪼개졌다.

지난 4월 처음 도입된 셀 조직은 기존 4개에서 8개로 늘어났다. 간편 결제 시스템이 핵심 사업 떠오르고 있는 만큼 페이먼트 서비스가 셀 조직으로 독립됐다.

TF조직은 네이버의 핵심 서비스인 검색과 모바일 환경에서 신규 시장 개척을 위한 중요 과제로 선정된 서비스를 담당하게 될 예정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앞으로 개별 센터와 독립 조직으로 운영돼 온 셀 등 실무 단위의 조직들에는 더 많은 권한과 책임을 갖도록 할 계획" 이라며 "이로써 실무 단위의 서비스 조직들이 보다 가볍게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별 서비스 조직들의 권한을 강화한 것은 모바일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으려는 네이버의 고민과도 무관치 않다. 모바일 시장이 커지면서 특화된 서비스로 승부해야 한다는 위기 의식이 붉어졌기 때문이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 역시 "모바일에서 네이버는 아무것도 아니다" 라며 "네이버가 없어질 수 있다는 각오로 뛰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 네이버 실험 통했다…책임 근무제 정식 시행

네이버는 지난 8월부터 시범 운영돼 온 '책임 근무제'를 2015년 1월부터 정식 시행한다.

책임 근무제는 정해진 출퇴근 시간과 할당된 근무시간을 없애 직원 스스로 근무시간을 자율적으로 정하는 제도다.

네이버는 시범 기간 동안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 의사 결정 속도, 근무 만족도 등 다방면에서 업무 집중도가 크게 향상됨에 따라 정식 시행을 결정했다고 밝혓다.

이 회사 관계자는 "급변하는 인터넷 환경에 적합한 근무 형태를 만들기 위해 결재의 본인 전결, 직급제 폐지, 리뷰제 운영 등 다양한 제도를 도입했다" 며 "앞으로도 네이버 만의 일하는 문화를 확립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최유리 기자 now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