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부동산 3법' 통과
거래 활성화 걸림돌 사라져
서울 작년보다 두 배 이상 공급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유예로
수도권 재개발·재건축 활기 기대
지난해 연간 주택 거래량이 2006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고 수도권 아파트 가격도 5년 만에 상승 전환했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은 올해 30만8000여가구의 아파트를 공급할 계획이다. 소형 오피스텔과 택지지구 내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도 활발하게 공급한다.
주택시장 회복 기대 커
지난해 말 부동산 3법이 국회의 문턱을 넘었다. 우선 민간택지에선 분양가 상한제가 사실상 폐지됐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가 2017년까지 3년간 유예됐다. 재건축 조합원에게 최대 3주택까지 분양할 수 있도록 했다. 법 개정안은 공포 3개월 뒤부터 시행되기 때문에 오는 4월부터 적용된다. 그동안 부동산 거래 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하던 주요 규제들이 대부분 풀리는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민영 아파트의 품질 차별화와 더불어 가격도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재개발·재건축 사업 역시 조합원 부담이 줄어들어 사업이 촉진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가 4개 사업장에서 시뮬레이션해본 결과 분양가 상한제 폐지로 조합원 분담금이 평균 9.7%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2017년 말까지 관리처분 인가를 신청하는 재건축 단지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대상에서 제외된다. 국토부 조사 결과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유예 조치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전국 562개 재건축 사업장 가운데 347개 구역, 18만4000가구로 나타났다.
부동산 3법으로 조합원 부담이 줄어들면서 서울 강남을 비롯해 수도권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활기를 띨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가격이 오르기 전 매수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이춘우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단기 분양가 급등과 청약 과열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조치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민간 건설사 30만8000여가구 쏟아내
한국경제신문과 부동산114가 시공능력평가 300위 내 건설사를 대상으로 올해 아파트 공급 계획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26만9866가구)보다 14.4% 늘어난 30만8000여가구로 집계됐다. 2010년보다 세 배 이상 많고 부동산 활황기였던 2007년보다도 38% 늘어난 수치다. 연간 5만가구가량의 임대주택을 내놓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지방자치단체 물량까지 더하면 전체 공급 규모는 40만가구에 이를 전망이다.
분양 계획이 정해진 아파트의 61.2%인 18만9043가구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 경기 지역은 지방 전체 물량(11만9662가구)과 맞먹는 11만9022가구가 예정돼 있다.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서 14개 단지, 1만1300여가구가 쏟아지고 의정부 민락지구에서도 6개 단지, 4000여가구가 나온다.
서울에서도 지난해(2만6592가구)보다 두 배 이상 많은 5만9903가구가 나올 예정이다. 가락동 가락시영(9510가구), 하왕십리동 왕십리3구역(2097가구) 등 대규모 재개발·재건축 아파트가 분양을 기다리고 있다. 김태욱 타이거하우징 사장은 “새 아파트 신드롬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청약제도 변경으로 올 3월부터 청약 1순위자가 크게 늘어난다”며 “실수요자는 지역 인근에 공급되는 중소형 면적의 대단지 아파트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청약 호조 속에 수익형 부동산도 관심
수익형 부동산은 2분기에 공급 열기가 가장 뜨거울 전망이다. 1분기까지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민간 건설사들이 분양을 늦출 가능성이 있어서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최근 2년간 쏟아진 물량들이 속속 입주하는 데다 경기 침체와 금리 인상 등 대내외 변수가 많아 분양시장 전망이 엇갈린다. 2분기에 공급 물량도 가장 많고 청약 제도 변화에 따른 1순위자들이 청약에 나서 분양시장이 활기를 띨 것이라는 분석이다.
저금리 속에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은 지속될 전망이다. 택지지구 내 근린상가와 도심 역세권의 소형 오피스텔 등이 대상이다. 지난해 서울 마곡지구와 위례신도시 등에서 공급된 수익형 상가가 인기를 끈 것은 안정적인 수익원을 원하는 베이비붐 세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구명환 엠디엠 대표는 “안정적인 배후수요를 갖춘 수도권 택지지구에 대한 투자자의 러브콜은 이어질 것”이라며 “옥석을 구분하기 위해선 가격과 공실률, 임대상황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