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미년 새해 증시, '1월 효과' 기대해도 될까
새해, 새로운 시작이라 하면 주식 시장에서는 으레 '1월 효과'를 떠올린다. 1월 효과란 1월의 주가 상승률이 다른 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계절적 이례 현상을 일컫는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새해 1월 효과를 위해서는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 여부가 중요하다며 그리스 문제와 4분기 실적 불확실성이 주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꼽았다.

◆ 1월 주가 상승 확률 57%…평균 수익률도 최고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월 효과는 통계적으로도 타당성이 있다. 2001년 이후 1월 코스피는 평균 1.19%의 상승률을 기록했고, 상승확률은 57.1%로 각각 나타났다. 1990년 이후 코스피 1월 평균 수익률은 2.85%로 연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마지막 단추와 첫 단추만 잘 꿰면 1월 코스피 상승 확률은 더욱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2001년 이후 마지막 거래일과 새해 첫 거래일 모두 플러스로 마감한 경우 1월 75% 의 상승 확률을 보였기 때문이다. 평균 수익률도 4.27%에 달했다.

더욱이 이날과 오는 1월 2일을 무사히 넘기면 1월 코스피의 견고한 상승은 물론 또 다른 1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투자업계 시각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990년 이후 과거 25년 동안 17차례나 1월 코스피 방향과 연간 수익률 플러스, 마이너스 여부가 일치했다"며 "1월 주가 방향은 대체로 연간 수익률 방향을 결정짓곤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방향이 일치하지 않았던 때는 1997년 IMF와 2002년 북핵 사태, 2007년 미국발 금융 불안 등 이례적인 위기와 시스템 리스크가 발생했던 때였다"고 분석했다.

투자업계에서는 2015년 1월 효과를 가능케 할 주요 변수이자 조건으로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과 매수 강도를 꼽았다.

2000년 이후 코스피 1월 수익률과 외국인 순매수 규모간의 상관계수는 +0.64로 상당히 높게 나타났다. 기관, 투신, 연기금의 상관계수는 각각 -0.41, -0.41, -0.43으로 역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외국인의 매매 패턴이 1월 증시의 등락과 길게는 내년 연간 흐름을 가늠할 결정적 재료인 셈이다.

◆ 1월 효과 조건, 외국인 순매수…그리스 문제 변수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들은 지난 10일 이후 10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나타냈다. 지난 24일과 26일 소폭 순매수로 돌아섰다가 전날과 이날 다시 대규모 매도 공세를 벌이고 있다. 이날 오후 2시16분 현재 1026억원 어치의 주식을 팔았다.

투자업계에서는 그러나 글로벌 유동성 흐름과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리스크 지표들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단 점에서 외국인 매수 전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그간 동시다발적으로 불거진 변수들로 주가 예측이 불투명했던 반면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상황이 역전됐다"며 "FOMC에서 금리 인상과 관련한 안전판을 마련해 주면서 글로벌 금융시장 리스크 수위를 나타내는 제반 지표들이 빠르게 하락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매도 압력도 완화되는 조짐"이라며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가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다만 "그리스발 유로존 리스크에 따른 단기 변동성은 염두에 둘 사안"이라면서도 "유럽안정화기구와 중앙은행(ECB)의 무제한 국채매입프로그램(OMT)과 같은 금융 방화벽이 구색을 갖췄다는 점에서 그리스 충격을 흡수할 안정 장치도 마련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리스 문제와 더불어 러시아, 동유럽 상황이 맞물리며 1월 증시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며 "전통적으로 4분기 실적의 의외성이 컸던 점을 고려하면 실적이 야기하는 충격이 반복될 가능성도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 극도로 부진했던 모습에서 벗어나 기조적 성장을 이어간다면 실적 변수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며 "업종별로는 건강관리와 소재, IT업종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