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가 내년 확 달라진 모습으로 팬들을 찾아간다. KT 위즈의 1군 합류로 10구단 체제가 완성돼 경기 수가 대폭 늘었다. 또 ‘와일드카드’ 제도 도입으로 시즌 마지막까지 치열한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프로야구, 10구단·와일드카드…우승 전선 '태풍의 눈'
◆타고투저(打高投低) 현상 심화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2015시즌 프로야구는 내년 3월28일 개막한다. 출범 이후 처음으로 10개 구단 체제로 열리는 내년 시즌 정규리그에서 팀당 144경기, 총 720경기가 치러진다.

팀 간 경기는 16차전으로 지난 시즌과 같지만 팀당 경기와 총 경기 수가 각각 16경기, 164경기 늘어나 일정이 더욱 빡빡해졌다. 역대 가장 많은 경기 수다. 9개 구단 체제에서 생겨난 주중 휴식일이 없어지면서 선수들은 월요일을 제외한 6일 동안 강행군을 펼쳐야 한다.

경기 수가 늘면 선수들의 부상 위험이 높아지고 체력 안배도 중요해진다. 백업 요원 등 예비전력이 탄탄한 팀이 유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투수력 소모가 심해 투수진이 두터운 삼성의 독주가 다음 시즌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두산 베어스가 ‘오버페이’라는 지적을 받으면서도 왼손투수 장원준에 84억원을 투자한 것도 이 때문이란 분석이다.

상대적으로 전력이 얇은 신생팀 KT와 NC 다이노스는 불리하다. 또 타자가 투수보다 체력 소모가 상대적으로 덜하기 때문에 올 시즌처럼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KBO는 타고투저 현상을 조금이나마 줄이고 경기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23일 회의를 열었다. 올 시즌 프로야구 경기시간은 평균 3시간27분으로 역대 최장 기록이었다. KBO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방안을 확정한 것은 아니지만 좀 더 활기찬 경기를 위해 ‘스피드업 규정’을 강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롯데·NC·KIA 이동거리 늘어

남부지역에 있는 팀들은 가뜩이나 빡빡한 일정에 이동거리가 더 늘었다. KT의 연고지인 수원에서 원정경기를 치르려면 부산을 연고로 하는 롯데 자이언츠는 383㎞, 마산을 연고로 하는 NC는 356㎞를 이동해야 한다. 긴 이동거리는 선수들에게 체력적인 부담을 준다. 두산, LG 트윈스, SK 와이번스, 넥센 히어로즈 등 수도권 팀이 반사 이익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가을잔치’는 기존 4강에서 5강 체제로 바뀐다. 미국 메이저리그나 일본 프로야구처럼 와일드카드를 도입해 5위 팀까지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꾼 것이다.

이에 따라 후반기까지 순위 다툼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4강 체제에서 정규리그 3위 팀은 4위 팀에 비해 홈구장에서 1차전을 치르는 것 외에 큰 이점이 없었다. 하지만 와일드카드 제도를 시행하면 4위 팀이 올라오더라도 에이스 또는 1~2선발이 한 경기씩 던져야 하기 때문에 3위 팀도 혜택을 받게 된다.

포스트시즌 경기가 최대 19경기로 늘면서 관중 흥행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정규시즌 우승팀은 시즌 최종전 이후 한국시리즈 1차전을 3주 뒤에 치르기 때문에 실전 감각을 유지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내년 개막전은 대구(삼성-SK), 잠실(두산-NC), 광주(KIA-LG), 목동(넥센-한화), 사직(롯데-KT) 등 5개 구장에서 2연전으로 펼쳐진다. KT는 내년 3월3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삼성과 역사적인 첫 홈경기를 치른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