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은 자금조달 경로로 주식 회사채 등 자본시장을 활용한 직접금융보다 은행 대출을 통한 간접금융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가 2003~2013년 한국은행 자금순환 통계를 분석한 결과, 국내 민간기업의 간접금융 규모는 연평균 34조5000억원으로 주식과 회사채를 통한 직접금융 규모인 27조4000억원보다 컸다.

직접금융으로 조달하는 자금 규모도 줄어들고 있다. 주식을 통한 자금조달 규모는 2006년 27조4000억원을 정점으로 2013년 9조1000억원까지 하락했다. 회사채를 통한 자금조달 규모 역시 2009년 32조8000억원에서 2013년 12조1000억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간접금융 규모는 2008년 113조9000억원에서 2012년 12조7000억원으로 줄었지만 작년엔 43조3000억원으로 늘었다. 금투협은 “국내 기업의 직접금융 비중은 미국 등 선진국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다”고 설명했다.

주식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도 대기업에 편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을 통한 전체 기업의 자금조달 규모 중 대기업 비중은 2009년 60%를 넘은 뒤 지난해에는 84.7%까지 상승했다.

대기업이 회사채 자금조달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9.9%다. 금투협은 “채권보증 전문회사 설립 등 중소기업이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