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이 내년 6월부터 스마트폰을 통해 인터넷 전문은행 수준의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30여종인 스마트폰으로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을 300여종으로 늘린다. 예금은 물론 대출 카드 펀드도 스마트폰으로 가입할 수 있다.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하는 등 ‘핀테크’ 시대를 선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권선주 "기업銀 모든 상품 모바일서 팔겠다"
○내년 ‘IBK 원(ONE)뱅크’ 시작

권선주 기업은행장(사진)은 23일 서울 명동 로얄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내년도 경영 구상을 발표했다. 핵심은 금융과 기술을 결합한 ‘핀테크’ 확대와 ‘기술금융’ 강화다. 권 행장은 “핀테크 때문에 은행의 미래를 걱정하는 경우가 있지만 오히려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 행장은 “스마트폰에서 인터넷 전문은행 수준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내년 6월 ‘IBK 원(ONE)뱅크’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원뱅크’는 간단한 자금이체부터 상담, 상품 가입까지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현재 스마트폰으로 가입할 수 있는 기업은행 상품은 30여종이다. 모두 예금이다. ‘원뱅크’ 서비스가 시작되면 가입 가능한 상품이 300여종으로 늘어난다. 기업은행이 판매하는 거의 모든 상품이 원뱅크로 들어가는 셈이다. 상품 종류도 예금에서 대출 펀드 카드까지 확대한다. 방카슈랑스 등 반드시 창구에서 판매해야 하는 일부 상품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상품을 스마트폰으로 가입할 수 있게 된다.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 의지도 드러냈다. 권 행장은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에 필요한) 자본은 문제가 안 된다”며 “다만 실명 확인 등에 대한 규제가 풀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 세대를 생각하면 갑자기 인터넷 전문은행으로 금융 트렌드가 옮겨갈 수 있다”며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넷 전문은행은 기업은행의 자회사 형태로 출발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기술금융 제대로 하겠다”

기술금융 확대 방안도 제시했다. 내년엔 벤처투자팀을 신설해 초기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11명인 기술평가 전문인력을 두 배가량 늘린다. 권 행장은 “자체 기술평가 모형을 개발하는 등 제대로 한번 해보겠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기술보증기금과 협약을 맺고 기술가치 금액 대비 대출액을 현재 60% 수준에서 100%까지 늘린 ‘1+1 지식재산(IP)협약보증대출’도 출시할 계획이다. 1000억원 규모로 조성되는 기술금융지원 사모펀드(PEF)에 300억원을 출자해 투자 방식의 기술금융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방침이다. 권 행장은 “내년에는 기술개발 초기 단계 기업을 위해 연구개발(R&D) 자금 지원 상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소기업 지원 방안도 내놨다. 기업은행은 내년부터 ‘중소기업 희망컨설팅 프로젝트’를 시행한다. 3년간 3000개 기업에 무료 컨설팅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송해 홍보대사와 함께 내년부터 기업은행 광고에 활용할 로봇 캐릭터 ‘기은센’도 소개됐다.

아울러 내년에는 인도 뉴델리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