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상영 스크린 수 상시 공개
CJ CGV와 롯데시네마 등이 상영 중인 영화에 대한 체인별 스크린 수가 이달 말부터 공개된다. 계열사 영화를 과도하게 상영하는지를 항상 확인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CJ E&M과 롯데엔터테인먼트 등 대기업이 배급하는 한국 영화에 대해선 내년부터 정부가 출자한 신규 모태펀드의 자금을 투입할 수 없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영화계 대기업들의 위법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한 데 대해 이 같은 내용의 후속조치를 23일 발표했다.

문체부는 우선 영화계의 불공정 행위를 예방하고 산업이 질적으로 성숙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영화관 체인별로 스크린 수, 상영 횟수 등을 공개하도록 했다. CGV와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주요 상영관의 대기업 배급영화 스크린 점유 집중도는 90%에 달하는데, 직접 규제보다는 상시 정보를 공개함으로써 불공정 행위를 단속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시장의 선순환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문체부는 CJ E&M과 롯데엔터테인먼트가 배급하는 한국 영화에 대한 정부 조성 모태펀드 투입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3년 뒤 대기업들이 공정영업을 하고 있다고 판단되면 심사를 통해 제한조치를 풀어줄 예정이다. 글로벌펀드, 한·중 공동펀드처럼 해외 진출과 국제 경쟁을 위한 대기업 콘텐츠에 대해서는 모태펀드 자금 투자가 가능하도록 했다.

내년 이후 정부가 참여해 조성하는 국내 펀드 가운데 220억원가량이 영화 산업 몫이 될 것으로 보인다. 펀드 운용이 통상 4년이며 대기업, 중소기업 배분율이 50 대 50임을 감안하면 연간 27억5000만원 정도의 대기업 투자 몫이 중소기업에 돌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김희범 문체부 제1차관은 “중소영화사들이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고, 투자를 더 받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며 “대기업은 국내보다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