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이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에 앞서 재판관들의 의견이 법무부에 누설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이상민 의원은 23일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통진당 정당해산 심판에 정부 측 증인으로 나섰던 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의 신문 인터뷰와 관련해 "이 내용을 추론해보면 헌재 결정이 내려진 19일 이전부터 법무부가 이번 사건에 관한 재판관들의 심증 형성의 정도와 내용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있었고, 그 내용을 김 씨에게 전해줬다"고 주장했다.

1980년대 주사파의 대부이자 '강철서신'의 저자로 유명한 김 씨는 통진당 해산 다음날인 지난 20일자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처음엔 해산에 대해 부적절하다는 생각을 가진 재판관들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 며 "(10월21일 헌재 변론에 나가) 증언하기 전 법무부 측에서 '몇몇 재판관들이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듯하다'고 전해줬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만약 이 내용이 사실이라고 하면 사법권에 대한 정부 권력의 중대한 침해, 훼손행위가 있지 않았느냐, 헌재와 법무부 사이에 통모(몰래 공모함)까지 한 것 아니냐는 강한 의심이 제기된다" 며 "김 씨는 스스로 양심가임을 자임하는데, 인터뷰 내용이 뭔지, 법무부 측 인물이 누구이고 어떤 구체적 내용을 받았는지 정직하게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이 의원은 "법무부와 헌재도 이 인터뷰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 며 "우리 당은 물론이고 법사위 차원에서도 진상규명을 철저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뉴스룸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