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상징'이던 덩치 큰 공기청정기…누구나 쓸 수 있는 소형제품 '14년 집념' 결실
에어비타는 이길순 대표(사진)가 2000년에 설립한 공기청정기 전문업체다. 2003년 법인으로 전환했다. 현재 미국 유럽 등 26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이 대표는 1990년대 중반 일본을 방문했을 때 다양한 공기청정기를 가정에서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당시만 해도 한국에서 공기청정기는 부의 상징처럼 사용되고 있었다.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반지하 방에 사는 친구의 아들이 감기를 달고 사는 것을 보고 “공기청정기만 있어도 저 정도는 아닐 텐데”라고 생각했다. 이를 계기로 이 대표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공기청정기를 개발해보기로 작정했다.

부피가 작아서 집안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고, 전기 사용량도 적은 제품이 그의 목표였다. 5~6년간의 시도 끝에 2000년 첫 제품을 개발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부피가 크고 비싸야 효과도 좋다고 사람들이 생각했기 때문이다. 유통망을 확보하는 것도 어려웠다. 인터넷 쇼핑이 지금처럼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해외로 눈을 돌렸다. 2004년 독일 국제아이디어 발명 신제품 전시회에서 동상을 받고, 이듬해 독일 홈쇼핑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그해 제네바 국제발명 전시회 금상 및 디자인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해다. 이를 계기로 해외에서 판매가 늘어나며 국내에도 알려지게 됐다. 2008년 발명의 날에는 대통령상을 받았다.

에어비타는 공기청정기와 관련된 다수의 특허를 보유해 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자동차용 이온발생기, 공기세정기, 수막필터를 이용한 공기청정기, 의류처리장치 등이 그것이다. 이런 특허를 보유하게 된 것은 몇 년 전 한 지역의 지사장이 제품은 물론 박스 포장까지 동일한 제품을 만들어 시장에 내놓는 일이 벌어진 이후부터다. 이 대표는 “발명에 몰두하느라 지적소유권 확보를 소홀히 한 것을 반성하고 적극적으로 특허를 취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