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희 서울대병원장(왼쪽)이 지난 8월13일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실에서 아흐메드 주마 알 자비 UAE 대통령실 차관과 셰이크칼리파왕립병원 위탁 운영에 관한 본계약을 체결한 뒤 악수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제공
오병희 서울대병원장(왼쪽)이 지난 8월13일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실에서 아흐메드 주마 알 자비 UAE 대통령실 차관과 셰이크칼리파왕립병원 위탁 운영에 관한 본계약을 체결한 뒤 악수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제공
[2014 메디컬코리아 대상] UAE 왕립병원 5년간 위탁 운영
2006년 ‘대한민국 의료를 세계로’라는 뉴비전을 선포한 서울대학교병원(병원장 오병희·사진)은 그동안 해외 현지 진출 및 외국인 환자 유치 등 대한민국 의료의 글로벌화에 앞장서 왔다. 이를 위해 병원 출범 이후 처음으로 기존의 국제사업팀 단위에서 부원장급 책임자가 이끄는 국제사업본부로 전담 조직을 확대 개편했다. 또 미국·중동 등지에 현지 사무소를 개소하는 등 지구촌 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지난 8월13일 아랍에미리트(UAE)의 셰이크칼리파왕립병원(SKSH, Sheikh Khalifa Specialty Hospital)을 5년간 맡아 위탁 운영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오랜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

셰이크칼리파왕립병원은 UAE 대통령이 국가 통합을 위해 지역사회 기부목적으로 설립한 248병상 규모의 비영리 공공병원이다. 라스 알 카이마(Ras Al Khaimah)에 위치해있다. 암, 심장질환, 소아질환, 응급의학, 재활의학, 신경계질환 등에 중점을 둔 3차 전문병원으로 운영된다. 지상 5층 지하 1층에 대지면적 20만㎡, 연면적 7만2248㎡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달부터 암센터와 심장센터진료를 부분적으로 시작했으며, 내년 4월 그랜드 오픈 예정이다. 현재 100여명의 서울대병원 인력이 현지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성과는 지난해 9월 위탁 운영 의향서 제출을 시작으로 미국·영국·독일 등 세계 유수의 병원들과 공개경쟁을 통해 얻어낸 것이다. 서울대병원의 암 치료성적, 임상시험 경험 등 임상적 역량과 자체 개발한 차세대 병원정보시스템 등 병원운영 능력면에서 인정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지난 5월 박근혜 대통령은 UAE 방문을 통해 위탁 운영 수주를 지원했고, 6월에 UAE 대통령실 실사단이 서울대병원 본원과 분당서울대병원, 강남센터, 보라매병원을 잇따라 방문해 엄정한 심사를 거친 뒤 6월26일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번 사업 수주에 따라 서울대병원은 셰이크칼리파왕립병원의 진료서비스, 예컨대 1400여명의 의료진 채용과 교육, 병원정보시스템을 포함한 병원운영 전반을 수행하게 된다. 아랍에미리트 대통령실로부터 5년간 1조원 이상의 운영예산을 지원받는 조건이다. 또한 위탁 운영 수수료를 비롯해 지식재산권 등의 측면에서도 상당한 수익을 기대하는 등 국부 창출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우리나라가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이 있는 병원정보시스템, 의료기기, 바이오산업, 제약 등 헬스케어산업의 동반 해외 진출이 가시화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그야말로 한국 의료 수출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인 셈이다.

이뿐만 아니다. 서울대병원은 미주 지역에 전담사무소를 개설, 한인 동포의 건강 증진에 기여하고 환자를 국내에 연계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미국의 암 전문기관 및 유명 의과대학과 교육 연구 진료면에서 상호협력을 맺고 있다.

또 중국에서는 2011년 연길중의병원 건강검진센터 설립 컨설팅 계약을 체결했다. 개원 준비를 위한 의료진 교육 및 운영 컨설팅을 진행해 2년 후 성공적으로 문을 열었고, 현재도 지속적인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사우디아라비아 보건부 의료진 연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일본 나고야대학병원과 간호인력에 대한 교육·연구 등 지속적인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