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그랬으면 좋겠다'는 저질 法이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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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작에 예고됐던 사태다. 일반 소액주주들은 대부분 시세차익을 위해 주식을 거래할 뿐, 주주로서 주총에 참석하는 것엔 별로 관심이 없다. 그런데도 국회와 정부는 일반주주들의 주총 참여율은 높은 것이 좋지 않겠냐며 법적 요건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여 놓고 말았다. 이런 법과 규정이 작동할 리 만무하다. 자본시장법과 상법을 다시 개정하자는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운 입법에서 문제가 비롯된다. ‘이렇게 되면 좋겠다’는 희망을 법으로 만들어 강행하려 들지만, 현실은 그렇게 움직이지 않는다. 당연히 곳곳에서 탈이 날 수밖에 없다. 특히 정부 개입주의적인 입법은 더욱 그렇다. 시장을 자유원리가 아닌 도덕으로 판단하는 법률들은 작동부터가 되지 않는다. 최근 큰 소동을 일으킨 ‘단통법’이 대표적이다. 소비자를 보호한답시고 휴대폰 보조금 상한선을 설정한 결과, 당연히 가격이 뛰어 소비자는 소비자대로 아우성이고 일선 판매 대리점은 장사가 안 돼 한숨을 쉬게 된다. 이런 혼란을 겪고도 정부는 또다시 모든 책의 할인율을 제한하는 도서정가제를 내놓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독서량이 적은 판에 책값이 오르면 책은 더 안 팔려, 서점·출판업계는 더 큰 위기에 몰릴 것이다.
결국 지력의 문제다. 지난 봄 논란을 불렀던 민법개정안의 선취분 문제도 그런 사례의 하나일 뿐이다. ‘그랬으면 좋겠다’며 법을 제멋대로 두들겨대는 것은 법대생들의 취미생활일 뿐이다. 정부도 다르지 않다. 제2, 제3의 단통법을 계속 만드는 중이다. 법을 만든 지 얼마 못 가 악법으로 드러나 개정·재개정하는 일이 반복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이런 봉숭아학당 같은 저질 입법놀이를 언제까지 계속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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