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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한국만 금값인 택시 면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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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한국만 금값인 택시 면허
    미국 뉴욕의 명물인 노란색 택시 ‘옐로 캡’은 아메리칸드림의 상징이다. 수많은 미국 이민자가 옐로 캡 기사를 꿈꿨다. 면허가 1만3000여 개로 제한돼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됐기 때문이다.

    옐로 캡 면허인 메달리온(medalion)이 가장 비쌌던 때는 2014년이다. 집 한 채 값인 100만달러(약 14억8800만원)는 줘야 면허를 손에 쥘 수 있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우버, 리프트 등 승차 공유 서비스가 대중화하자 메달리온의 인기가 뚝 떨어졌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엔 고점 가격 대비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7만9000달러(약 1억1400만원)에 면허가 거래되기도 했다. 현재 시세는 13만달러(약 1억8800만원) 안팎이다.

    승차 공유 서비스가 택시를 대체하는 것은 세계적인 현상이다. 호출의 편의성, 가격 등 여러 측면에서 승차 공유 플랫폼이 택시보다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각국 교통당국도 승차 공유 플랫폼을 선호한다. 택시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승객이 많아지면 영업을 목적으로 자기 차를 끌고 나오는 운전자도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구조다. 그러나 승차 공유 서비스를 허용하지 않는 한국에선 여전히 택시가 시장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 2020년 모빌리티 스타트업 타다가 승합차와 운전기사를 묶어서 빌려주는 방법으로 법망 우회에 나섰지만, 택시 기사들의 집단 반발로 결국 사업을 포기했다.

    국내 개인택시 면허 가격은 지금도 매년 조금씩 오르고 있다. 정년 후 두 번째 직업으로 개인택시 기사에 도전하는 사람이 많아진 영향이다. 서울 수도권 기준 면허 가격은 1억2000만원 선이다. 65세가 넘은 고령자들이 시장에 집중적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지난해만 해도 1621명의 고령자가 개인택시 운전대를 잡았다. 승객의 안전을 이유로 고령자에게 택시 면허를 내주지 않는 일본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외국인의 눈으로 보면 한국 택시 기사는 ‘갈라파고스 직업’이다. 이제 우리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운송 서비스 도입을 검토할 때가 됐다. 고령층 택시 기사가 늘어나는 것은 소비자 편익은 물론 안전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다.

    송형석 논설위원 click@hankyung.com
    송형석 기자
    한국경제신문에서 산업과 ESG를 담당하는 송형석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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