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사업을 하는 최모씨(62)는 최근 경남 양산시 어곡동 임야 74만㎡를 인터넷 직거래 사이트에 매물로 등록했다. 임야 사진을 찍어 올리고 ‘청소년 수련장, 극기 훈련장, 골프장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최씨는 “중개업소를 통해선 땅 거래가 잘 안 돼 직거래 사이트에 (매물 정보를) 올렸다”고 말했다.

부동산 직거래 시장이 팽창하고 있다. 지금까진 소형 월세주택 직거래가 주류를 이뤘다. 그랬던 것이 최근 아파트 전세·매매는 물론 소형 빌딩, 상가, 토지 등의 매물 직거래가 속속 이뤄지고 있다.

직거래 방식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1990년대만 해도 전봇대 전단이나 ‘벼룩시장’ ‘교차로’ 등의 생활정보지에 매물 정보가 주로 실렸다. 2000년대 들어선 매물장터가 온라인으로 옮겨졌고 이후 인터넷 카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등으로 확산됐다. 대표적 직거래 카페인 ‘피터팬의 좋은 방 구하기’는 2002년 개설된 후 회원이 2007년 20만명, 2011년 120만명으로 늘어났으며 14일 현재 회원은 202만1900여명에 달하고 있다.

중개수수료를 아낄 수 있고 발품을 팔지 않아도 원하는 지역 시세를 한번에 알 수 있는 게 직거래의 장점이다. 그러나 시장이 커지면서 문제도 생겨나고 있다. 권리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집주인 행세를 하는 사기꾼과 거짓 계약을 맺는 경우도 있다. 이춘우 신한금융투자 부장은 “제도적인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