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Biz] 파산부 판사 출신…"기업회생 전문가"
도산 분야는 지식재산권, 조세 등 분야와 더불어 숙련된 변호사를 찾기 어려운 분야 중 하나다. 파산 기업을 살려내려면 통합도산법(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인수합병(M&A), 소송, 기업자문 등 다방면에 걸친 전문지식과 경험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회생절차 개시 신청부터 마무리까지 법원과의 연계가 중요하기 때문에 파산부 판사 출신이 유리하다.

2012년 9월2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에서 웅진홀딩스 기업회생절차에 대한 첫 심리가 열렸다. 법정에는 웅진홀딩스 측을 대리한 임치용 변호사, 채권자 측인 우리투자증권을 대리해 이영구 변호사와 하나은행 측인 이완식 변호사가 두툼한 서류가방을 들고 차례로 들어섰다.

당시 법원에서는 “도산 분야 최고의 권위자들이 자리를 같이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파산부 부장판사 출신인 임치용 변호사(사법연수원 14기)는 2007년에 태평양에 합류해 기업회생팀장을 맡아오다 지난 5월 김앤장으로 둥지를 옮겼다. 작년 초 웅진그룹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와 자회사인 극동건설의 회생계획안 인가 결정을 이끌어 냈다.

또 대우로지스틱스, 동양건설, 임광토건, 쌍용건설 등 기업의 회생절차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임 변호사는 대법원 회생파산위원회 위원, 법무부 산하 도산법개정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도산법 제도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세계적 법률시장 평가기관인 영국의 ‘체임버스앤드파트너스’가 선정한 2014년 도산 분야 최고 변호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영구 세종 변호사(13기)는 서울중앙지법 파산부 부장판사를 지낸 뒤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끝으로 법복을 벗었다. 쌍용자동차와 삼부토건, KT ENS, 울트라건설 기업회생건 등 굵직한 사건을 잇따라 맡으면서 파산전문 변호사로서 두각을 나타냈다.

쌍용차 사건은 기업회생절차 신청부터 M&A까지 모든 법률 절차에 개입했다. 이 사건은 특히 회생개시부터 M&A까지 약 1년 만에 조기해결된 모범적인 사례로 알려져 있다. 이 외에도 대한해운, 산본역사, 대한은박지 등의 M&A를 담당했다.

서울중앙지법 파산부 판사로 근무하며 외환위기로 인한 국내 도산 기업의 회사 정리 등을 처리한 광장의 이완식 변호사(19기)도 도산 분야에서 유명하다. STX건설 회사 정리 및 회생절차 신청, 인가업무를 담당했고 풍림산업과 STX팬오션의 회생인가업무도 맡았다. 동아건설, 톰보이 매각 등 파산회사 매각과 한보철강, 진로, 대한통운, 파워넷 등 정리회사 인수자문도 했다.

홍성준 변호사(23기)는 2004년부터 서울중앙지법 파산부 판사로 일하다 법원을 나와 2008년 지평지성을 거쳐 2011년 태평양으로 자리를 옮겼다. 파산부 판사 시절 진로, 동아건설, 일화 등 기업 회생사건을 맡아 ‘판사 CEO(최고경영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쌍용차 매수, 대우자동차 매각 등의 자문을 맡았다.

배석준 기자 eul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