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35.49포인트(1.84%) 올라 1961.17로 마감한 29일 오후 서울 명동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코스피지수가 35.49포인트(1.84%) 올라 1961.17로 마감한 29일 오후 서울 명동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코스피지수가 1960선을 회복했다. 외국인이 한 달 반 만에 주식과 선물을 동시에 쓸어담았고, 기관도 매수 우위로 힘을 보태면서 지수를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외국인 현·선물 동반 매수

외국인 매도 '끝물'인가…대형株 '꿀물'랠리
코스피지수는 29일 35.49포인트(1.84%) 뛰어오른 1961.17로 거래를 마쳤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1.5%) 대만(1.5%) 등 아시아 증시 대부분이 오랜만에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발표를 앞두고 경계심을 드러냈던 외국인들이 ‘사자’로 방향을 급선회하면서 아시아 증시 전반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월가 전문가들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보다 적은 폭으로 천천히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234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선물시장에서도 7500억원 넘게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현물과 선물을 동시 매수하기는 지난달 5일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 매수로 선물값이 오르자 국내 기관은 프로그램을 통한 차익거래매수(선물 매도·주식 매수)에 나섰다. 이날 기관 순매수 금액은 2762억원, 프로그램 순매수는 4712억원에 달했다.

오태동 LI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FOMC에 대한 우려가 잦아들면서 외국인들이 선물 매수로 국내 증시 반등에 선제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낙폭과대주 ‘신바람’

낙폭과대주들이 일제히 반등했다. 8만9000원 아래로 밀려나며 연일 신저가를 기록했던 현대미포조선이 12.8% 급등해 10만원을 회복했고, 대우조선해양(10.8%) 삼성중공업(7.0%) 한진중공업(7.5%) 등도 큰 폭으로 올랐다.

롯데케미칼 LG화학 등 화학주들이 이날 상승률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정보기술(IT)주 내에서도 낙폭이 컸던 삼성테크윈 삼성전기 등도 8~10%씩 뜀박질했다. 삼성전자 역시 모건스탠리 UBS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창구로 매수 주문이 대거 유입되면서 113만원으로 3.57% 올랐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급반등하면서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이들 종목을 공매도했던 국내 기관들이 급하게 ‘쇼트커버링(환매수)’에 나서면서 주가 상승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날 반등으로 두 달여간의 조정 국면에서 벗어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다만 외국인 매수나 낙폭과대주의 반등이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완만한 출구전략에 대한 기대로 이머징 자금 유출은 잦아들겠지만 이후 외국인은 글로벌 경기 및 국내 기업들의 실적개선 여부를 따져 매수 가능성을 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낙폭과대주들은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오 팀장은 “기술적 반등이 한 차례 지나가고 나면 종목별 차별화가 이뤄질 전망”이라면서 “낙폭과대주 중에서도 유가 안정으로 실적 개선 가능성이 큰 화학이나 조선 건설 등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