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홍콩행정특별구 행정장관 선출 방식을 둘러싸고 홍콩 정부와 대립을 벌이고 있는 시위대가 5일 행정장관 판공실 봉쇄를 해제하기로 했다. 홍콩 정부와 시위대 간 대화가 재개될지 주목된다.

시위를 주도하는 시민단체인 ‘센트럴을 점령하라’는 이날 저녁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행정장관 판공실 밖 시위대가 심사숙고한 끝에 입구 봉쇄를 해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행정장관 판공실을 포위했던 시위대는 애드미럴티 대로에 있는 본진에 합류할 예정이다. 행정장관실 봉쇄가 풀림에 따라 모든 정부 건물의 출입이 가능해졌다.

이날 오후까지만 해도 시위대는 ‘파란 리본 운동’을 표방한 친중(親中) 시위대의 배후에 중국 정부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홍콩 정부 청사 주변 봉쇄 시위를 지속했다.

5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홍콩 8개 대학 학생회연합체는 지난 4일 새벽 “(홍콩) 정부와 경찰은 삼합회(중국계 국제범죄조직)가 주도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친중 성향 단체가 평화적인 시위대를 공격한 것을 방조했다”며 “캐리 람 정무사장(총리)과의 대화를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중화권 매체 보쉰은 “중국 정부가 이번 사태 대응을 위해 5000명의 특수임무 요원을 홍콩에 비밀리에 파견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렁춘잉 홍콩 행정장관은 “6일 오전까지 정부 청사 주변에서 철수하지 않으면 사회 질서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해 대립은 격화됐다.

하지만 양측 모두 대화의 가능성은 열어둔 상태다. 학생회연합체는 5일 새벽 삼합회 개입 의혹에 대해 홍콩 경찰이 철저한 진상 조사를 진행하고, 향후 친중 단체와 시위대 간 충돌을 적절하게 통제하겠다고 약속할 경우 대화에 응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홍콩 정부 측은 이날 오후 “시위대가 청사 주변 봉쇄를 먼저 풀면 대화를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