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길동 ‘래미안 에스티움’ 조감도.
서울 신길동 ‘래미안 에스티움’ 조감도.
이달 서울·수도권과 세종시 등을 중심으로 1000가구를 웃도는 대단지 분양물량이 대거 쏟아진다. 전국적으로 대단지 물량만 6만2000여가구에 이를 전망이다. 최근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의 동반 상승,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 등의 영향으로 신규 분양시장이 활기를 띠자, 건설사들이 대형 단지 분양 시점을 앞당기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는 해당 지역의 랜드마크(중심 건축물)가 될 가능성이 커 소형 단지보다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대단지 30여개 한꺼번에 나온다

5일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이달 전국에서 선보일 아파트 1000가구 이상의 대규모 단지는 30여개(6만2000여가구)에 이른다. 대규모 단지가 이처럼 한꺼번에 쏟아지는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라고 닥터아파트 측은 설명했다.

서울에서는 삼성물산 대림산업 GS건설 등이 대단지 분양에 나선다. 삼성물산은 영등포구 신길뉴타운 7구역을 재개발한 총 1722가구(전용 39~118㎡) 규모의 ‘래미안 에스티움’을 내놓는다. 지하철 7호선 신풍역과 보라매역 등이 가깝다. 지상 최고 27층 19개동으로 건립되며 일반분양 물량은 788가구다.

대림산업은 영등포구 영등포동7가에서 아파트 1221가구짜리 ‘아크로타워 스퀘어’를 선보인다. 단지 내 상가를 별개동의 ‘가두(街頭·길거리)형’으로 배치, 전용률을 높인 게 특징이다. 중구 만리동에서 공급되는 ‘서울역 센트럴자이’는 총 1341가구 단지다. 이 중 이달 418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시흥 배곧신도시 ‘한라비발디 캠퍼스’ 조감도.
시흥 배곧신도시 ‘한라비발디 캠퍼스’ 조감도.
경기 지역에선 한라,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이 대단지를 선보인다. 한라는 경기 시흥 배곧신도시 특별계획구역 C3 블록에 짓는 ‘시흥 배곧 한라비발디 캠퍼스’ 2701가구를 이달 하순 분양한다. 대우건설은 화성 봉담읍에서 중소형 아파트 1265가구로 이뤄진 ‘봉담 센트럴 푸르지오’를 내놓는다. 세종시에서는 ‘메이저시티’(3171가구)와 ‘세종 더샵 힐스테이트’(1694가구)가 충청권 수요자들을 대상으로 청약 경쟁을 펼친다.
영등포·미사·세종…대단지 30곳 쏟아진다
◆랜드마크 단지 가능성 점검해야

대단지 아파트가 잇따라 분양되면서 실수요자들이 집을 장만할 수 있는 선택의 폭도 넓어지고 있다. 대단지는 독서실 피트니스센터 산책로 등 단지 내 편의시설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설치된다.

주로 대형 건설사들이 시공하는 것도 특징이다. 분양마케팅업체인 타이거하우징의 김태욱 사장은 “대단지 아파트는 편의시설과 가구 수가 많아 가격 안정성도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지역 랜드마크 단지로 평가될 경우 임대 수요자가 더 많이 찾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최근 시장 회복 기대감 속에 일부 시행사 및 건설사들이 분양가격을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분양가격이 주변에 비해 높지 않은지 점검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