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데노이드비대, 호흡기 면역력 강화해야 효과
얼마전, 부산에 사는 이모씨(34)는 아이가 과도하게 입을 벌리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감기로 코가 막혀 그런 것이라 가볍게 여겨 넘겼지만 몇 주 동안 아이의 이런 행동은 계속됐다. 주변의 권유로 전문적인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은 이씨는 아이에게 ‘아데노이드비대’ 증상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아데노이드는 편도선처럼 림프 조직의 일부다. 코와 목구멍 사이에서 나쁜 균이 몸 속으로 침범하지 못하도록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아데노이드나 편도 조직의 크기가 유난히 크게 태어난 사람들의 경우, 또는 염증으로 인하여 아데노이드가 커진 경우에는 아데노이드가 코를 막아 숨을 쉬는 데에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따라서 아이가 입을 늘 벌리고 있다면 아데노이드비대를 의심해봐야한다.

아데노이드비대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은 코로 숨을 쉬지 못하여 입을 벌리고 자거나, 코를 골게 되어 숙면을 취할 수가 없다. 따라서 성장 호르몬의 분비가 적어지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또한, 호흡 장애로 인하여 주의력이 산만해져 이로 인하여 학업 성적이 떨어질 위험이 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아데노이드비대는 입으로 숨을 쉬기 때문에 치아의 부정교합을 불러와 턱이 뒤로 쳐져 턱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아데노이드 얼굴형’으로 변할 수가 있으며, 대개 중이염이나 비염, 축농증 같은 호흡기 관련 질환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아데노이드는 우리 몸의 면역 반응에 관여하는 림프조직으로 출생 시부터 존재하지만 4세에서 10세 정도에 활발하게 자라게 되고 그 후 서서히 크기가 작아진다. 따라서 아데노이드비대가 감염에 의한 것인지, 단순히 성장과정에 의하여 발생한 것인지를 구분하여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만약 아데노이드비대 증상이 나타남으로써 합병증이 생겼을 경우에 수술을 진행하는데 잦은 비염과 폐쇄 증상을 치료하기 위하여 시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데노이드는 만 4~10세에 크기가 많이 증가하며, 사춘기 이후에 크기가 작아지기 때문에 수술을 진행하는 시점이 일반적으로 만 8세 근방이다. 따라서 한의학에서는 이보다 이른 시기에 증상을 빠르게 파악하여 아데노이드 비대의 원인이 되는 잦은 상기도 감염과 비염 등의 기저 질환을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외부 환경 변화에 충분히 버틸 수 있는 면역력을 확보하는 것을 중요하게 본다.

이병호 함소아한의원 부산 서면점 원장은 “성장기 아이들은 어른과 약에 대한 반응이 다르고, 한창 성장하는 과정에 있다. 그러므로 아이의 성장 과정 중에 있는 특성을 잘 이해하고, 그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아데노이드비대에 대한 치료법으로는 우선 아데노이드 비대가 진행되는 원인인 잦은 감기, 비염 등의 기저질환을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그와 더불어 전신의 면역력 강화를 도와주는 약재들을 사용해 맞춤 처방된 한약을 복용하도록 한다”며 “아이들에 맞게 구성된 침 치료와 마사지, 한방 코점막 치료제, 한방 코점막 연고 등을 병행해 호흡기 면역력의 강화를 꾀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호흡기의 면역력을 증진시킴과 동시에 환자에게 나타나는 증상에 대해 알맞은 증상치료를 진행하고 코의 염증을 가라앉히기 위한 산소 네블라이저, 적외선 치료와 같은 호흡기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