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감독, 16년 전의 승리보다 내일에 집중"

16년 전 아시안게임에서 골을 터뜨리며 한국에 패배를 안긴 태국 선수가 감독이 돼 다시 한국과 마주한다.

30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리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4강전에서 한국과 격돌하는 태국 대표팀을 이끄는 세나무앙 키아티수크(41) 감독은 1998년 방콕 대회 때 태국의 공격수로 출전해 한국과 8강전에서 상대했다.

당시 안방에서 압도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태국은 그의 선제골로 앞서나갔고, 후반 막바지 동점골을 허용했으나 연장전에서 나온 결승골로 승리를 거뒀다.

이동국, 유상철, 윤정환 등이 출격했던 한국은 전력에서 태국에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상대 선수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까지 점했지만, 1-2로 덜미를 잡혀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세월이 흘러 감독으로 아시안게임에서 한국과 대결을 앞둔 키아티수크 감독은 29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금은 감독이기 때문에 내일 경기에만 집중하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준결승에 진출해 한국 같은 강팀과 맞붙게 돼 무척 기쁘다.

꿈이 이뤄진 것 같다"면서 "내일 좋은 경기를 보여 드리겠다"고 밝혔다.

한국과 일본의 8강전을 보며 '예비 4강 상대'를 탐색한 키아티수크 감독은 일본이 경험 부족 탓에 한국을 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키아티수크 감독은 "일본도 나쁘지 않았지만 경험이 부족해서인지 집중력이 떨어진 듯 보였고, 한국은 페널티킥으로 득점에 성공하는 등 좋은 플레이를 보여줬다"면서 "선수들과 한국에 어떻게 대처할지 얘기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이번에는 홈 팀인 한국을 상대하게 된 그는 "선수 간의 경쟁뿐 아니라 팬들의 응원 등도 신경 써야 한다"고 경계했다.

(인천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song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