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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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감익(減益)이 시장의 '화두'다.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영업이익 전망치가 조 단위로 낮아지며 주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불과 한 달 새 5~6조 원대 영업이익에 대한 기대는 사라진 상황.

투자업계에서는 최근 삼성전자 실적 우려와 이에 따른 주가 하락을 두고 과거 '노키아'의 전철을 밟을 것인지 '애플'을 따라 갈 것인지 주시하고 있다.

28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예상치 평균)는 최근 5조 원 초반때까지 내려왔다.

불과 3개월 전 8조9000억 원에서 1개월 전 7조4000억 원까지 낮아졌다가 최근 급격히 하향 조정됐다. 하지만 3조 원대 영업이익을 제시하는 곳도 적지 않아 눈높이는 추가로 내려갈 가능성이 남아있다.

이익 전망치가 본격 조정을 받은 지난 주 들어 지난 26일까지 삼성전자 주가는 4% 가까이 떨어졌다. 연일 최저치를 고쳐 쓰다 26일 2%대로 반등해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경쟁사인 애플 아이폰6의 결함 논란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풀이된다.

투자업계는 삼성전자의 향후 영업이익 전망을 비관적으로 봐도 삼성전자가 노키아의 실패 사례를 따라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둘의 처한 상황이 비슷해 보이나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노키아의 경우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력을 따라잡지 못해 나락으로 떨어졌다"며 "삼성전자의 현재 어려움은 혁신을 따라잡지 못해서라기보단 경쟁자들의 거센 추격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노키아가 직면했던 시장 자체의 소멸(피처폰)이 아닌 점유율 하락이므로 노키아와는 다르다는 것.

곽 연구원은 높은 기술력을 가진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에서의 삼성전자 경쟁력이 여전하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키아는 스마트폰 사업의 성패가 회사 운명을 좌우했지만,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의 실패가 곧 회사 실패를 의미하진 않는다는 설명이다.

실제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사업부 영업이익이 하락 국면에 접어든 것과 달리 반도체 등은 2조 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하며 빈자리를 메우고 있다.

곽 연구원은 노키아보다는 2013년 애플의 상황을 삼성전자에 대입해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2012년 100억 달러 규모 자사주 매입으로 큰 재미를 본 애플은 지난해 500억 달러의 자사주 매입을 재차 발표했다. 주가는 크게 반응했고 1년이 흐른 현재 전 고점을 돌파했다.

애플이 이익 감소에 따른 주주들의 성화를 '자사주 매입'과 '배당'으로 달랬듯 삼성전자도 같은 방식을 취할 수 있단 게 곽 연구원의 판단.

그는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나 이익 바닥 통과 신호가 나타날 때마다 주가는 반등할 것"이라며 "특히 이익 바닥 신호는 빠르면 연말께 확인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애플의 주가 패턴을 따른다 해도 향후 1~2개월의 부진은 각오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곽 연구원은 덧붙였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 주가 추이를 판단하기 위해 지난해 나타난 애플의 주가 경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2012년 2분기 아이폰4 출시 기대로 오버슈팅을 보인 애플은 이후 역성장 우려 속에 지난해 상반기까지 가파른 조정을 보였다"며 "주가 저점이 확인된 시점은 분기별 영업이익 증가율이 최악 국면을 벗어난 시기였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주가는 자사주매입과 주식분할, 배당확대 등과 함께 아이폰6에 대한 기대로 재평가 받고 있다"며 "애플의 주가 흐름처럼 삼성전자도 3분기 실적 발표를 전후로 저점을 확인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미 3분기 이익 전망에 대한 하향 속도가 빨랐다는 점에서 주가는 저점에 근접했다고 배 연구원은 판단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