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이 아시안게임 우승으로 가는 길에 숙적을 만났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8일 오후 5시 문학경기장에서 일본과의 인천 아시안게임 8강전을 치른다.

물러설 수 없는 토너먼트 단판 승부일 뿐만 아니라 일본은 국민감정을 고려할 때 반드시 꺾어야 할 상대다.

한국은 장신 스트라이커 김신욱(울산 현대), 주득점원인 왼쪽 윙어 윤일록(FC서울)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태다.

김신욱은 라오스와의 조별리그 3차전에 이어 전날 홍콩과의 16강전에서도 결장했다.

다친 종아리를 치료한 뒤 재활하고 있으나 일본전에 출전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윤일록은 무릎 인대를 다쳐 뛸 수 없는 상태다.

한국은 주포를 잃어 골 결정력이 떨어질 우려를 사고 있지만 대체 공격자원들의 활약에 힘입어 연승을 거두고 있다.

홍콩과의 16강전에는 이용재(V바렌 나가사키), 이재성(전북 현대), 김영욱(전남 드래곤즈)의 삼각편대가 투입됐다.

포지션으로만 따질 때 김신욱 대신 이용재, 윤일록 대신 이재성이 포진했다.

중앙 미드필더에서 윙어로 변신한 이재성은 탁월한 센스를 앞세워 공간을 효과적으로 창출했다.

활발한 움직임으로 2선 공격진의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해냈고 선제골의 시발점이 되는 킬패스를 찔러넣기도 했다.

이용재는 홍콩의 극단적 수비전략으로 질식 직전이던 후반에 선제골을 터뜨려 이후 밀집수비를 와해시키는 큰 역할을 했다.

처진 스트라이커 김승대(포항 스틸러스)도 여전히 활발했고 중앙 미드필더 듀오 손준호(포항 스틸러스), 박주호(마인츠)도 건재했다.

좌우풀백 김진수(호펜하임), 임창우(대전 시티즌)는 수비를 앞세우는 상대에 호쾌한 공격을 선보였다.

김진수는 홍콩과의 16강전에서, 임창우는 말레이시아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골맛을 봤다.

센터백은 장현수(광저우 부리), 김민혁(사간 도스), 골키퍼는 김승규(울산 현대)도 든든했다.

이에 맞선 일본 대표팀은 한국보다 경기력이 한 수 아래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우승을 위해 만 23세 선수를 주축으로 삼고 올해 월드컵 본선 출전자로 와일드카드(23세 초과 선수) 3장을 모두 가동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현재 21세 선수들로 전열을 짜고 있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3승1패를 기록하고 있다.

쿠웨이트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4-1, 네팔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4-0, 팔레스타인과의 16강전에서 4-0으로 이겼다.

약체들은 파상공세로 제압했으나 까다로운 상대인 이라크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는 1-3으로 완패했다.

이번 대회에 나선 일본도 미드필드의 섬세한 패스로 점유율을 높이는 방식의 '스시타카(일본식 티키타카)' 축구를 하고 잇다.

그러나 한국과의 8강전에서는 열세가 예고된 만큼 어떤 변형이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이광종 한국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지금까지 일본이 보여준 것이 전부가 아닐 것"이라며 "상대가 두터운 수비로 승부를 걸더라도 우리는 뚫고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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