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국내 증시는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 매도세와 중국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의 매도 공세에 2030선으로 내려앉았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사흘 연속 '팔자' 기조를 유지했다. 운수장비, 화학 업종 위주로 2314억 원 규모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앞서 외국인은 미국 조기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로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지난 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초저금리 기조를 '상당 기간' 이어간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지만 매도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달러화 강세 기조가 강화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외국인 순매도가 이어지며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지난 주 FOMC 회의에서 외견상 큰 변화 없었지만 오히려 달러 강세 기조 강화되며 외국인 스탠스가 매도로 전환했다"며 "외국인 매수 공백 시 이를 대체할 매수 주체 없어 수급불균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될 중국 9월 HSBC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주요 변수다. 해당 지수는 전월보다 소폭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러우지웨이(樓繼偉) 중국 재정부장은 9월 HSBC 제조업 PMI 발표를 앞두고 호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장 회의에 참석해 "중국경제가 하방압력을 받고 있지만 어떤 하나의 경제지표 때문에 정책기조를 심각하게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임 연구원은 "수급 여건이 악화된 가운데 주중 펀더멘털 측면에서도 상승 모멘텀 기대하기 어렵다"며 "중국 HSBC 제조업 PMI가 기준선(50)을 하회할 경우 중국 경기둔화 우려 확대돼 매물 출회기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 부진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6월까지 9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던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5조 원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한국전력 본사 부지를 감정가의 3배에 인수한 점과 엔화 약세가 맞물려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수출주를 중심으로 한 실적 전망이 하향 조정되고 있다"며 "지난 6월 중반 이후 축소세를 보였던 국내 기업들의 시장 예상치 평균과 컨센서스 최소치 간의 괴리율이 다시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