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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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의 눈길이 외국인 수급에 쏠리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최근 2주간 매도 우위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10월 미국 양적완화 종료를 앞두고 외국인들이 본격적으로 국내 증시에서 발을 빼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최근 2주간 유가증권시장에서 9800억 원 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지난 19일에는 미국 조기 금리 인상과 스코틀랜드 독립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됐는데도 2407억 원을 순매도했다. 일간 순매도액으로는 지난 6월13일 이후 3개월여 만에 가장 많다.

노아람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지난 주 이머징 펀드에서 15주 만에 2억7000만 달러의 자금이 유출되는 등 외국인 수급이 악화되고 있다"며 "10월 미국 양적완화 종료를 앞두고 유동성 축소에 대한 우려가 반영되고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러한 외국인들의 자금 이탈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10월 미국 중앙은행(Fed)의 양적완화 종료를 앞두고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에 주목했다.

달러화지수가 4년래 최고치를 경신했고, 원·달러 환율은 지난 3월 이후 가장 높은 1040원대로 상승했다.

최동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원화 약세로 외국인 인덱스 매수가 감소할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은 이중 바닥형 패턴을 형성하며 1080원선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미국 조기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잠재돼 있는 점도 외국인의 '셀 코리아(Sell Korea)'를 이끌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공개한 9월 성명서에는 초저금리 기조를 '상당기간' 이어간다는 문구가 유지됐다. 이로 인해 조기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완화됐지만 시장에선 안심할 수 없다는 분석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김종수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당기간 문구 유지에 대한 재닛 옐런 의장의 발언과 미국 중앙은행(Fed) 위원들의 매파 성향 증가, 출구전략에 대한 새로운 가이드라인 등을 보면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이 여전히 잠재돼 있다"며 "첫 금리 인상 시점은 2015년 봄이나 여름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인의 매수 둔화는 단기적인 변화일 것이란 의견도 있다.

서명찬 키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매수세가 둔화된 것처럼 보이지만 큰 틀에서 업종별 포지션과 중장기 순매수 기조에는 큰 변화가 없다"며 "오히려 최근 철강, 건설, 화학 업종 등으로의 순매수는 확산되는 있다"고 분석했다.

서 연구원은 "올 3월 말 이후 외국인은 13조 원 이상의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매수 여력은 여전하다"며 "금융위기를 전후해 외국인의 매도가 시작됐던 2007년부터 누적해보면 이제 겨우 10조 원 수준의 순매수를 나타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